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쓰러진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15일께 이후 북한의 대남 비방 보도 횟수가 대폭 줄고 있다. 12일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의 비방 보도는 지난달 15일이 포함된 8월 셋째 주(11∼17일)가 60여 회로 최고조였다. 그러나 이후 갑자기 비방 빈도가 줄었다. 8월 넷째 주(18∼24일) 50여 회, 다섯째 주(25∼31일) 40여 회, 9월 첫째 주(1∼7일) 30여 회로 비난 보도가 감소했다. 김 위원장의 9·9절(정권 수립일) 기념행사 불참이 확인된 이번 주(8∼12일 현재)엔 10여 회로 더 줄었다.
당국은 북한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 상태에 직면하자 주민 동요를 막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데 관영 매체들을 주로 동원하는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신 대남 비방과 선전이 차후 관심사로 밀렸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당국은 동시에 북한이 김 위원장의 와병 사태에 대한 남측 반응을 탐색하는 데 집중하고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비방이 줄었다고 대남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시사로 볼 수 없다”며 “남측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향후 대응 강도를 정하기 위한 숨 고르기 단계”라고 말했다.
◆북한, ‘남측 민간단체 대규모 방북 받겠다’=오는 20일 직항기를 통해 150여 명의 대규모 방북을 준비 중인 민간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12일 개성에서 북측과 실무 접촉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남측 단체를 받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북측이 이 단체 외에 10월까지 각각 100명 이상의 대규모 방북을 추진 중인 다른 단체 7∼8곳까지 허용하고, 정부도 방북을 승인할 경우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에도 불구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는 오히려 확산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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