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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사정 올해도 심상찮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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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신규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기업 수는 다소 늘었지만, 채용 예상 규모는 지난해보다 줄어들어 취업난이 좀처럼 가시지 않을 전망이다. 또 중소기업과 비제조업에 비해 대기업과 제조업 기업의 채용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직원 100인 이상 1526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04년 신규인력 채용 동태 및 전망' 조사에서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50.9%가 '올해 신규인력 채용 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채용 계획 있다'고 응답한 비율보다 9.8%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계획 없다'나 '아직 채용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다. 결국 채용 계획을 세운 기업이 다소 늘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막상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5만2000여명을 채용했으나, 올해 채용하겠다고 밝힌 인력은 4만3000명 정도에 그쳐 17.8%나 감소했다.

채용 예상규모를 업종별로 보면 비제조업은 4.9% 증가하는 데 반해 제조업은 32.9%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은 29%, 중소기업은 6.3% 감소해 대기업의 감소 비율이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컸다.

신규 인력 채용의 이유로는 결원충원(63.4%)이 가장 많은 반면 ▶신규투자 ▶생산가동률 증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소수에 그쳤다.

대기업과 제조업체가 고용 확대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경총은 생산성을 웃도는 고율 임금 인상과 경기 악화로 인한 투자 감소 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경총 측은 "일부 대기업만을 조사한 온라인 채용 정보업체의 조사와는 달리 이번 조사는 전 업종, 전 규모로 했기 때문에 고용 시장의 전체 상황을 살펴보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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