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청소년들은 외국 청소년들에 비해 성취욕,장래에 대한 기대는 비교적 높으나 부모에 대한 신뢰는 대체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현재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도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새 전자제품.기술등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은 일본 청소년들보다 훨씬 높아 미국 청소년들과 비슷한 수준이며,유명상표를 선호하는 정도도 일본 청소년들보다 더하다.
미국 뉴욕의 여론조사연구기관인 브레인 웨이브스 그룹이 최근 세계 41개국 15~18세 학생 2만5천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태도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은 「원하는 직업을 갖겠다」(응답률 84%),「직업에서 성공하겠다」(8 2%),「부자가 되겠다」(42%)등 성취욕과 관련된 항목에서 세계평균(항목순대로 각각 83%,78%,42%)과 엇비슷하거나 그 이상이었다. 「유명해질 것」(37%),「잘살게 될 것」(69%),「부모보다 더 잘살게 될 것」(45%)등 장래에 대한 기대감 항목에서도 세계평균(각각 30%,52%,46%)을 상회하거나 비슷했다. 「새 전자제품.기술에 대한 관심」(36%),「새로움에대한 관심」(73%)도 세계평균(각각 34%,74%)수준이었는데 특히 일본 청소년들은 이들 항목(각각 15%,40%)에서는물론 성취욕.장래에 대한 기대감등 항목에서 한국 청소 년들에 훨씬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청소년들은 또 「유명상표만을 선호한다」(29%),「유명상표면 옷값에 개의치 않는다」(36%)는 항목에서 세계평균(각각 26%,34%)을 앞섰다.
한국 청소년들이 부모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당히충격적이다.
우리 청소년들은 「부모를 믿느냐」는 물음에 불과 55%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같은 신뢰도는 세계평균(69%)이나 미국 청소년들(72%)의 그것에 훨씬 못미칠 뿐만 아니라 특히 이번 조사대상이었던 아시아 11개국 청소년들 중에서도 여덟번째에 해당하는 낮은 수준이다. 조사대상 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을 비롯,중국.일본.대만.홍콩.싱가포르.태국.베트남.인도.필리핀.인도네시아등이었다.
이번 조사를 통해 기성세대가 크게 반성해야 할 점으로 부각된또다른 측면은 바로 교육이다.
우리 청소년들의 교육에 대한 만족도(49%)는 역시 세계평균(63%).미국(72%)에 크게 못미칠 뿐만 아니라 아시아 11개국중에서도 9위로 하위권에 처져 있다.
또 성적을 최우선시하는 주변환경과 대입(大入) 중압감에 눌린탓인지 한국 청소년들은 「절친한 친구가 있다」는 항목에 68%만 『그렇다』고 응답해 세계평균(72%)에 미치지 못했고 아시아에서도 9위에 그쳤다.
더욱이 「학업을 끝까지 마치겠다」는 의지(72%)에서도 아시아 9위에 랭크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태어난 곳에서 계속 살 것」이라는 한국 청소년들의 응답은 33%로 아시아에서 9위,「현재 거주지에서 계속 살 것」이라는응답은 14%로 아시아 10위였다.그만큼 우리 사회가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고 덜 안정돼 있다고도 볼 수 있 다.
우리 청소년의 경우 연주회 감상(6%,아시아 11위),실외스포츠활동(39%,아시아 10위),파티 참석(2%,아시아 11위),경기관람(34%,아시아 8위)등 밖에서 즐기는 여가활동에는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음반.CD.테이프 듣기는 81%로 아시아에서 대만 다음으로 2위에 올랐고,TV 시청(82%,세계평균 79%),라디오청취(61%,세계평균 59%)등도 세계수준 이상이어서 집안에서혼자 즐기는 여가활동에는 열심이다.
우리 청소년들이 공무원을 희망하는 경우는 7%에 불과해 아시아 10위를 기록했다.여행에 대한 선망은 65%로 아시아에서 대만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해 전국민적으로 불고 있는 해외여행 추세를 반영했다.
워싱턴=진창욱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