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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시설.노하우 활용 해외연구소 설립 급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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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이밥에 고깃국 먹고 기와집에서 비단옷 입고 살기는커녕 인민이 굶주리는데 많은 돈을 들여 민족을 위협하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말도 안됩니다.북한 과학자들은 후손을 생각해 이에 적극 반대해야 합니다.』 24일 개막된 96세계한민족 과학기술자종합학술대회에 독립국가연합(CIS)대표단 일행으로 참가한 한인봉(韓仁鳳.66.사진)박사는 북한 과학자들을 겨냥,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키르기스스탄 수리자동화및 측정과학연구소 부소장으로 현지 한인(韓人)과학기술자협회장을 맡고 있는 韓박사는 이번 대회 행사의일환으로 25일 열린 「남북 과학기술협력」특별포럼에서 「북한과CIS 협력을 통한 과학기술 교류」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하기도 했다.
주제발표에서 韓박사는 『북한이 영변 핵설비를 이용해 핵무기를생산했다는 사실은 옛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의 90년 비밀보고서에도 나온 사실』이라며 『북한의 핵무기 제조시설은 땅굴속깊이 설치했기 때문에 미국 인공위성 관측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경남도 북청 태생으로 6.25전쟁 직전 소련으로 유학갈 만큼 북한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韓박사는 57년 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했으나 소련의 수정주의 노선후 북한이 소련 유학파 지식인 숙청에 나서자 63년 소련으로 피신, 영영 고향을등지게 됐다.
키르기스스탄 총리의 동남아 담당 고문이기도 한 韓박사는 90년 한민족 학술대회 참가차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이후 LG전자의 TV공장 유치를 실현시키는등 양국 교류 증진에 기여해오고 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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