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삼성.쌍방울戰 빈볼시비 재연 심판권위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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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23일 대구 쌍방울-삼성전.
첫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로 진루한 이만수가 4회말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쌍방울 선발 박진석은 그때까지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고 이만수에게 역회전볼로 승부를 하려다 그만 공을빠뜨리고 말았다.
『땅!』볼은 이만수 헬멧에 맞아 큰소리를 내고 튀어올랐다.
순간 박진석은 미안하다는듯 머뭇거렸으나 이만수는 다짜고짜 마운드로 뛰어올랐다.
깜짝 놀란 박진석은 1루쪽으로 줄행랑쳤고 양쪽 덕아웃에서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튀어나와 경기는 3분여간 중단됐다.
지난 2일 인천에서 벌어진 삼성-현대간 「빈볼사건」이 재현되는듯 했다.관중석에서는 수십개의 물병이 날아왔고 선수들은 1루석 근처에서 몸을 맞대 일촉즉발의 위기에 몰렸다.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다.심판은 고의성이 없었음은 인정하지만 볼이 머리로 날아온 점을 중시,박진석에게 경고를 주고 쌍방울에 투수교체를 명했다.또 마운드로 달려간 이만수에게도 선수답지 않은 행동에 대한 경고로 사태를 수습했다.
6회에 또 한번의 빈볼사건이 이번에는 삼성 장정순투수에게서 일어났다.쌍방울 조원우에게 던진 깊은 몸쪽 공에 심판이 경고를준 것.삼성측은 심판의 지나친 과민반응에 항의했고 장정순은 공과 글러브를 땅바닥에 내팽개치는 행동을 보이기까 지 했다.
결국 감독과 심판간에 이야기만 오갔을 뿐 특별한 조치없이 경기는 계속됐다.
최근 빈볼문제로 시끄러웠던 점을 생각하면 심판들의 수습책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라는 측면에서는 석연치 않은 점이 남는 순간이었다.심판의 권위는 그냥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명쾌한 판정과 오심이 줄어 야 권위도 살아난다.
곽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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