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에 '까치가족' 정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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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까치가 없던 섬 울릉도에 까치가 정착했다.
경북울릉군은 22일 울릉읍저동 높이 18짜리 어업무선국 철탑 중간부분에 까치 한쌍이 나뭇가지로 보금자리를 틀고 새끼 세마리를 키우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들 까춰 는 경북도가91년4월 경기도남양주군 일대에서 잡아 헬기로 공수,울릉군 울릉초등학교 교정의 사육장에서 6개월동안 현지적응시킨 뒤 풀어 놓은 34마리중 한쌍.
경북도는 울릉도 주민들에게 행운을 선물한다는 뜻으로 당시 도내 시.군 숫자에 맞춰 암수 17마리씩 34마리를 울릉도에 보냈었다. 그러나 3년전께부터 한마리도 발견되지 않아 겨울철 폭설 등으로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등 현지적응을 못해 자취를 감춘 것으로 판단됐었으나 이번에 일가족 다섯마리가 발견된 것.
까치 정착여부를 관찰해온 울릉군 산림과 김경욱(金京郁.41)계장은 20여일전에 새끼를 깐 어미 까치들은 요즈음 둥지에서 5백여쯤 떨어진 숲을 부지런히 오가며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金계장은 『이들 까치가 발견됨에 따라 다른 까치들도 어디엔가둥지를 틀고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조류학자와 환경전문가들은 원래 까치가 살지 않던 지역에 까치가지나치게 많이 번식하면 먹이사슬 등 생태계에 교란이 생길 수도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일본은 임진왜란때 우리나라 까치를 가져가 규슈(九州)지방 등에 정착시키려 했으나 크게 번식하지 않아 현재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다.
울릉=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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