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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미국 대선] 미 민주당 ‘병풍’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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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근 민주당의 조 바이든 부통령 후보가 베트남전 복무 의무를 회피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대선 후보의 군 복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해군 대령 출신의 베트남전 참전 용사인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진영에선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군 복무를 자원하지 않은 것까지 묶어 공격에 나설 태세다.

AP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바이든이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0년대에 다섯 차례나 입영을 연기한 끝에 건강을 이유로 베트남전 복무 의무에서 해제됐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델라웨어 주립대 학부생 시절과 시러큐스대 로스쿨 재학 당시 다섯 차례나 입영을 연기했다가 25세이던 68년 4월 천식을 이유로 최종 군 면제 판정을 받았다. 오바마 선거 캠프도 바이든이 10대 때 천식을 앓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바이든은 지난해 출간한 비망록 『지켜야 할 약속』에서 자신이 고교 시절 인명구조원과 풋볼 선수로 활약하는 등 활동적이었다고 적으면서도 천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국만큼 두드러지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미국 역대 대선에서도 후보의 군 복무 경험은 유권자들에게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작용해 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45년 이후 대통령에 당선된 9명 중 8명이 군 복무를 마쳤다. 군대에 가지 않고도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유일했다. 또 60년대 이후에는 한 차례(68년 허버트 험프리 민주당 후보)를 제외하곤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 역시 모두 군 복무를 마친 사람들이었다. 60년대 이후론 주요 후보가 모두 군 복무를 마쳐 병역 문제가 선거 쟁점으로 크게 표면화되지 않았던 것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군 복무 후보와 군 면제 후보가 맞붙은 경우는 27번. 결과는 군 복무 후보가 16대 11의 비율로 군 면제 후보를 눌렀다. 지난해 말 갤럽조사에선 유권자의 58%가 “군 복무 경험을 갖는 것이 대통령직 수행에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대통령직 수행과 군 복무 경험은 별 상관없다”고 답한 유권자는 39%였다.

만약 매케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베트남전에 참가한 첫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매케인은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여자인 공화당 후보) 세라 페일린도 지난해 쿠웨이트를 방문해 이라크전 참전 미군들을 격려했다”며 오바마 진영을 공격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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