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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 왕따는 친구에 평생 상처 주는 범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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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왕따)이 본격적으로 발생하는 때다. 상대를 파악하고 서로 관계 맺기가 끝나 소외되는 학생이 나오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청소년보호위원회(www.youth.go.kr) 조사에 따르면 학생들의 7%는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다. 왕따는 당하는 학생에게 평생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목숨을 앗을 수도 있는 범죄행위다. 왕따 예방과 대처 요령 등을 공부한다.

학교 왕따는 상대적으로 강한 학생들이 약자를 의도적으로 오랫동안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괴롭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깔보고 업신여기거나 비웃고 놀리는 일부터 소외시키기는 기본이다. 나아가 모함하고 폭력을 일삼기도 한다.

왕따의 가해자는 몇 명의 또래집단이나 한 학급.전교생이 될 수도 있다. 전교생이 왕따에 가세하는 예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해자 특성=왕따를 주동하는 학생은 학급에서 인기가 있고 힘의 서열이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은 다른 학생을 잘 조롱하며 상황 대처에 능하지만 동정심이 없고 남에게 공감을 잘 못한다. 어른이 되면 폭력범이나 반사회적 성격이 될 비율이 높다.

▶피해자 특성=왕따를 당하는 학생은 대개 두 가지 부류다. 주의가 산만하고 대인관계에서 남의 일(대화)에 잘 끼어들어 지나치게 튀거나 잘 보이려는 학생이다. 신체적으로 장애가 있거나 약해 보일 경우, 가난으로 자신감이 없어 보이는 학생도 그렇다.

▶미치는 영향=피해 학생은 심리가 불안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또 자신감을 잃어 위축되며 우울증을 앓기 쉽다. 또래들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해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 신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하면 비행을 저지르고 왕따에서 벗어나려고 자살하기도 한다. 피해가 지속되면 사회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므로 왕따를 '사회적 살인'이라고 말하는 전문가도 있다.

▶예방과 치료=왕따가 발생하면 피해 학생의 고통이 크고 치료에 많은 비용이 든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왕따를 막으려면 어릴 적부터 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미국에선 초등학교 시절부터 교육을 받는다.

학교에서 상담교사를 늘리거나 학부모들의 학교 참여를 활성화하기도 한다. 교실에서 학급회의 등 자치활동을 강화하는 것도 예방에 좋다. 왕따를 법률로 금지하는 나라도 있다.

왕따 피해가 클 경우 적어도 6개월 이상 심리상담과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무엇보다 또래들이 지지해 주고 상담해 주는 게 효과가 크다.

김현수(사는기쁨 신경정신과의원장)

*** 남 괴롭히는 학생 나도 당할수 있다 생각 가져야

▶ 배희원 학생기자(인천 가좌여중1)

어느 학교 어느 반이든 꼭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이 있다. 이런 학생은 또래들에 끼이지 못하고 항상 혼자 남는다. 심하면 여러 친구들에게 두들겨맞기도 한다.

집단 따돌림은 왜 생길까. 외모가 초라해 보이는 친구들이 따돌림당하는 일이 잦다. 그렇지 않으면 소극적이거나 남과 잘 사귀지 못해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다.

왕따를 당하는 아이와 함께 놀면 자신이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 같이 따돌리는 경우도 있다.

한번 왕따가 되면 주위 친구들은 이유 없이 그 학생을 무시하고 미워한다. 따돌림을 당하는 입장에선 하루하루가 지옥이어서 죽고싶을 만큼 괴로울 것이다.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 보니 따돌림당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고민을 나누는 '왕따카페'까지 생겼다.

왕따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지난 2월 경남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급우를 괴롭히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교장선생님이 자살까지 했다. 왕따는 분명 따돌리는 학생들에게 잘못이 있다. 친구라면 상대가 좀 흠이 있어도 감싸줄 수 있어야 한다.

남을 괴롭히며 웃고 즐기는 학생들은 자신도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친구의 가슴에 평생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기는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배희원 학생기자(인천 가좌여중1)

[생각 키우기] 왕따 방지 10계명 만들어 봐요

학급 또는 모둠 단위로 제시한 활동을 하는 동안 왕따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 깨닫고, 남을 왕따시키지 않도록 하기 위한 자료입니다.

①어떤 학생이 주로 왕따를 당할까요? 자신의 왕따 가능성을 점검해 보세요.

②어떤 방식으로 왕따를 시키나요?

③왕따 피해자는 어떤 괴로움을 받나요? 신문에서 사례를 찾아보세요.

④왕따가 범죄인 이유를 신문에서 사례를 찾아 다섯 가지만 들어보세요.

⑤학습을 겸한 모둠 활동으로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왕따 예방법은 '왕따 학생과 급우들의 역할극, 공동 학습, 악기 연주회, 선후배 짝짓기, 친구 칭찬 릴레이 편지 쓰기, 또래 상담실 운영, 왕따 감시위원회 설치'등을 들 수 있어요. 몇 가지를 골라 교사 지도 아래 6개월 이상 실천해 보세요.

⑥지난 2월 급우를 괴롭히는 '왕따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리는 바람에 해당 중학교 교장선생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관련 기사들을 근거로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 모의재판을 열어보세요.

⑦학교 단위로 '나의 왕따 극복기'를 공모해 왕따를 이긴 학생들에게 학교 홈페이지에서 또래 상담실을 운영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⑧한 조사에 따르면 왕따 경험이 있는 어린이 열명 가운데 서너명(35%)은 의논할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왕따를 당한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왕따 탈출을 위한 10계명'을 만들어 보세요.

⑨왕따 가해 학생들은 자신도 왕따를 당할 수 있으며, 장난스레 던진 돌이 개구리를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가해 학생들이 알아야 할 10계명을 만들어 보세요.

⑩급우가 왕따당하는 것을 방관한다면 어떠한 범죄를 저지르는 걸까요?

☞ 2004년 2월 16일자 9면.23일자 8면.24일자 8면.2월 25일자 8면.26일자 8면.27일자 25면,3월 3일자 21면.10일자 S4면.11일자 30면,4월 13일자 9면 등 참조.

이태종 NIE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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