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CEO의 일요일 <7> 카레이싱 즐기는 매킨타이어 벤틀리 한국지사장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77호 26면

데이비드 매킨타이어(37· 사진) 벤틀리 한국지사장은 지난 17일 일요일인데도 아침 일찍 서울 역삼동 집을 나섰다. 집 근처 피트니스센터에서 한 시간 남짓 운동을 한 뒤 그가 경부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곳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자동차 경주장 ‘스피드웨이’.

“차와 일심동체 되는 순간이 가장 짜릿”

매킨타이어 지사장은 아마추어 카레이서다. 지난해 틈틈이 드라이빙 스쿨을 다녀 레이싱 자격증을 딴 그는 올해 ‘용인 스피드 페스티벌’에 출전 중이다. 2003년 현대·기아자동차 후원으로 창설된 이 대회는 현대차 ‘클릭’과 기아차 ‘쎄라토’ 2개 부문으로 나눠 매년 일곱 차례씩 경주를 벌인다.

이날은 올해 5라운드 경주가 열리는 날. 레이싱복과 목 보호대를 착용하고 가볍게 몸을 푼 그는 자신의 ‘클릭’에 올랐다. 긴장된 순간도 잠시, 스타트 깃발이 올라가자 69대의 클릭이 일제히 굉음을 내며 튀어나갔다. 시속 160㎞를 넘나들며 트랙을 15바퀴 질주한 끝에 그가 탄 흰색 35번 차량이 24번째로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32위까지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결승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오후에 열린 결승전에선 예선보다 뒤처진 26위에 그쳤다. 그는 “사고 후유증을 아직 회복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6월 15일 열린 3라운드에서 전복사고를 당했다. 예선 6위라는 자신의 최고 성적으로 결선에 올라 한껏 기대에 부풀었지만 바짝 추격하던 뒤차가 급커브 지점에서 그의 차를 들이받는 바람에 세 번이나 구른 것이다. 폐차할 정도로 차가 일그러지는 큰 사고였다.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가 검사를 받았지만 신기하게도 말짱했다. 이 사고 이후 그는 급커브 구간을 돌 때마다 속도를 늦추는 버릇이 생겼단다.

7월 13일 4라운드 예선에선 38위에 그쳐 결승 진출이 무산되기도 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카레이서 꿈을 키워왔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르망 24’ 대회와 18개국을 순회하며 열리는 ‘포뮬라1(F1) 대회’를 직접 쫓아다니며 관람하는 매니어였다. 산·학 장학생으로 선발돼 다니던 독일 화학회사 훽스트를 그만두고 자동차 업계로 옮긴 것도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내년에는 아예 레이싱팀에 입단해 본격적으로 카레이서 훈련을 받을 계획이다. 아직 독신이어서 맘껏 레이싱을 즐길 수 있단다.

매킨타이어 사장은 “자동차를 잘 알아야 고객에게 차의 장점을 조목조목 설명할 수 있다”며 “자동차 전문가가 되려면 차와 일심동체가 될 수 있는 카레이싱을 직접 해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고급 승용차 마케팅 분야에서 13년간 잔뼈가 굵은 그는 현재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이사 동남아 4개국의 벤틀리 법인 대표도 겸하고 있다. 89년 역사의 벤틀리는 영국 크로웨 공장에서 주문 생산하는 차로 국내 판매가격이 2억7300만~5억4000만원이나 한다. 그는 한국 시장을 ‘매력적(challenging)’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1만 대를 생산하는 벤틀리의 한국 판매량은 100대 규모. 그가 관할하는 동남아 4개국 전체 판매 대수의 두 배를 넘는다. 벤틀리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본부를 싱가포르에서 한국으로 옮길 정도로 국내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요즘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고 얘기하지만, 수입 자동차 시장은 예외인 것 같다”며 “한국 소비자 취향이 고급화·다양화하는 추세여서 벤틀리 인기가 꾸준하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WHO?

-1990년 독일 훽스트 유로매니저
산·학 장학생
-97년 영국 애스턴 비즈니스스쿨 졸업
-98년 포르셰 세일즈 매니저
-2001년 에스틴 마틴 마케팅 매니저
-2005년 벤틀리 아시아·오세아니아
마케팅 매니저
-2007년 벤틀리 한국대표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