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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공장처럼, 그 튼튼한 멋스러움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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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12면

산업혁명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1900년대 들어 산업화가 계도에 올라서면서 공장들이 대거 건축됐다. 또한 수공업적인 작업장이 대량 생산 라인의 공장으로 바뀌면서 작업자들이 쓰기 위한 조명, 의자, 작업 테이블, 수납 캐비닛 등 ‘현장 물건’들이 등장하게 된다. 공장에서 쓰려면 화기에 강하고, 넘어져도 쉽게 깨지지 않고, 작업하는 데 불편이 없어야 하기에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아이템들은 의자 좌판(시트) 정도를 제외하고는 철 소재가 대부분이다. 또한 디자인적으로는 작업할 때 쓰기 좋도록 빛을 잘 모아준다든지, 위 아래로 움직인다든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등의 편의성이 강조된 것이 많다.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스타일링

대표 아이템은 ‘지엘드 램프’와 ‘톨릭스 체어’
인더스트리얼 빈티지의 매력은 단순함에 있다. 매니어들은 오래된 철제 물건의 반질반질한 감촉과 그라데이션된 광택이 오래된 나무 테이블이 주는 따스한 느낌과는 또 다른 정직함을 느끼게 한다고 말한다. 미국이나 유럽인들은 20여 년 전부터 이런 우직한 맛에 눈을 떴다. 90년대 중반, 벽돌·철제·콘크리트 등으로 연출한 세트에서 촬영한 장피에르 주네의 판타지영화 ‘잃어버린 아이들의 도시’가 개봉하면서 꽤 많은 대중이 ‘공장풍’의 매력에 빠졌다. 현재도 매니어층을 중심으로 작지만 전문적인 시장이 활성화돼 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도 ‘aA뮤지엄’이나 ‘키메라(www.chimera.kr)’ 등의 전문 숍이 오픈했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대표 아이템으로 지엘드(불어 Jielde, 영어 Jield)) 램프와 톨릭스(Tolix) 체어를 꼽을 수 있다. 지엘드 램프는 1950년에 생산된 공장 스탠드로 명료하고 위트 있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대명사로 꼽히며 지금까지도 생산되며 사랑받고 있다. 철모처럼 둥근 지엘드 스탠드 램프는 둥근 갓 앞쪽으로 링이 하나 더 덧대어져 있어 부딪쳤을 때 충격이 완화되고, 오랜 시간 사용해 전등갓이 뜨거워져도 링을 잡을 수 있어 손을 델 염려가 없다. 또한 관절처럼 꺾이는 스탠드 목은 움직임이 편하고 관절의 개수를 1~5개까지 마음대로 연결해 천장, 데스크, 플로어 스탠드로 자유롭게 변형시킬 수 있다.

톨릭스 체어는 야외용 의자의 대표 격으로 나무가 아니기 때문에 눈비를 맞아도, 번개를 맞아도 끄떡없는 것이 특징이다. 1934년 버려진 금속판들을 이리저리 맞대어 고안해낸 금속가구를 체계적으로 조립,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후 조립 방법을 체계화해 제품 가격을 낮췄다. 지금까지도 프랑스에서 제작돼 전 세계로 수출되고 있으며 등받이가 있는 디자인, 또는 스툴형도 있다.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홈 인테리어 하기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아이템들은 투박하고 남성적인 것이 특징이다. 홍대앞 aA뮤지엄이나 신사동 가로수길의 이그젝시스 드 스틸 [아이], 카페 별, 압구정동 패션 편집매장 에크루 등의 노출 콘크리트와 철제 조명, 철제 스툴 등으로 연출된 공간을 연상하면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인테리어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아이템은 과하면 삭막하고 불편할 수 있다. 집에서라면 철제 스탠드나 철체 스툴 등의 아이템을 한두 점 섞는 것만으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작업실이나 서재 천장에 철제 스탠드를 고정하거나, 모던한 거실에 플로어 스탠드를 놓거나, 철제 스툴을 3인용 소파 옆에 사이드 테이블로 두거나, 반대로 인더스트리얼풍의 테이블을 놓고 컬러감이 있는 다양한 디자이너 체어들을 믹스한다면 공간을 위트 있게 연출할 수 있다.

배경으로서 ‘공장 무드’를 내는 방법도 있다. 카페·레스토랑 등의 상업 공간에서 벽면이나 바닥을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하는 것을 집에 응용하는 방법이다. 사실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는 집에 있는 벽지를 뜯어내는 것만으로 연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멘트 마감을 새로 하고 코팅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대안은 노출 콘크리트 문양의 벽지를 바르거나 소파 뒤 벽 한쪽을 회색 톤의 타일로 마감하는 것으로 비용이나 작업 효율 면에서 효과적이다. 간단하게는 프로펠러 등의 아이콘들을 실사 프린트해 벽면을 꾸미는 방법도 아이디어다.


Styling 1 노출 콘크리트 벽면 + 칠판 페인트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무드는 노출 콘크리트로 대표된다.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 트렌드가 되면서 그런 느낌의 벽지나 타일을 인테리어 자재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블랙 칠판 페인트를 함께 이용하면 콘크리트 특유의 삭막한 느낌을 줄일 수 있다. 가로줄로 페인팅한 후 분필이나 스탬프 등을 이용해 장식하면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Styling 2 빈티지 스툴 + 프로펠러 이미지
거실 소파 옆에 사이드 테이블 대신 빈티지 스툴을 두는 것만으로 인더스트리얼 빈티지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 스툴 좌판에는 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한 타원형 홈이 있고, 의자 밑에는 X자로 빔을 덧대 견고함을 높였다. 스툴 위, 1920년대 생산된 스탠드는 받침에 볼 조인트를 사용해 회전이 자유롭다. 스툴 이그젝시스 드 스틸 [아이], 스탠드 키메라, 2인용 소파 인디테일

Styling 3 페인팅하지 않은 철판
철판 소재의 문을 페인팅이나 여타의 마감 없이 거친 느낌을 살려 빈티지 코너를 연출했다. 철문은 자석이 붙으므로 메모판 겸 데코 보드로 사용할 수 있다. 함석판은 철판 위에 아연을 입힌 것인데, 얇은 함석판은 다루기가 쉬워 접어서 캔버스 등에 고정한 후 메모 보드로 이용할 수도 있다.

Styling 4 철심을 이용한 장식장
철제는 인더스트리얼 빈티지의 가장 대표적인 소재다. 철심의 특징은 간격만 달리해 자유롭게 디자인해볼 수 있으며, 철공소에서 용접하는 비교적 심플한 공정으로 장식 오브제 겸 수납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철심의 높이와 폭을 조정해 파티션으로 활용하거나, 높이를 낮게 제작한 후 원목이나 합판을 올리면 테이블이 된다. 컬러감이 있는 드롭 조명이나 소품 등을 매치한다면 공간에 생기를 줄 수 있다. 장식장은 Cafe 451 박용산씨 작품

Styling 5 정크한 분위기의 벽면
인더스트리얼 풍의 플로어 스탠드를 두는 것만으로 공간의 분위기는 확실하게 달라진다. 오래된 공장의 벽면처럼 핸디코트 위에 페인팅을 한 후, 브라운이나 카키 톤의 패널을 좀 더 자유롭게 배치해 정크한 느낌을 낸다면 모던한 가구가 잘 어울리는 색다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1940년대 플로어 스탠드는 기능적인 클램프와 쇳덩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묵직한 받침을 지녔다. 키메라 제품. 1인용 의자 인디테일, 사다리꼴 선반 디자인 와츠

사진 우창원 WNP Studio
스타일링 이정화 씨에스타
어시스턴트 신은영
소품 협찬 인디테일(02·542-0244, www.indetail.co.kr), 키메라(www.chimera.kr), 이그젝시스 드 스틸 [아이], 디자인 와츠(02-547-6360), 메종(02-794-2714), 페이퍼가든(02-516-1878)
도움말 김명한 aA뮤지엄, 배상필 Chimera
장소 협조 Cafe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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