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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안5호 로켓 발사실패 따른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유럽의 「우주산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유럽이 2000년대 세계 상업위성시장 석권을 위해 야심작으로내놓았던 위성 적재 로켓 아리안5호가 4일 발사 1분도 채 안돼 공중폭발했기 때문이다.
이번 발사는 위성 발사체의 기술개발이라는 측면과 함께 경제적이유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상업위성의 중량화 추세에 맞춰 이를 실어나를 발사체를 개발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유럽도 인간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느냐는 가능성을 타진하는 시험이었다.
아리안 로켓의 상업화를 담당하고 있는 아리안스페이스사는 현재위성 하나를 지구궤도에 진입시키는데 5억프랑(약 8백억원)의 비용이 드는 아리안4호로 전세계 민간위성 발사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이에 대한 각국의 도전은 거세다.미국은 이미 차세대 위성 발사체 아틀라스2AR와 델타3을 개발했다.4억프랑이면 3.8짜리위성을 궤도에 올릴 수 있다.중국도 4.7짜리 위성을 3억프랑이면 궤도에 올려주겠다며 시장을 넘보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도 5짜리 위성을 2억5천만프랑에 발사시킬 계획이고 일본도 곧 H2 로켓을 상업화할 예정이어서 아리안4호의 가격경쟁력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유럽은 6.7을 적재할 수 있는 아리안5호를 개발,7억프랑에 2개의 위성을 한꺼번에 올릴 수 있는 전략을 마련했던것이다. 여기엔 프랑스를 주축으로 유럽 12개국이 참여해 85년부터 4백20억프랑(약 6조7천억원)을 쏟아부었다.
아리안5호의 폭발은 바로 유럽의 이같은 전략이 잿더미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은 내년 2~3월중 상업화하려던 아리안5호 계획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하고 2000년대 위성시장에 대한 전략도 크게 수정해야만 한다.
파리=고대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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