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피플>나이지리아 야당 지도자 부인 아비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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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나이지리아 야당 지도자인 모슈드 아비올라의 부인 쿠디라트 아비올라(44)가 4일 집 근처에서 승용차를 타고 가다 괴한의 총격을 받아 사망,나이지리아의 정정이 또다시 혼란에 빠졌다.
나이지리아 군사정부는 처음 이 사건을 『강도에 의한 살인』이라고 밝혔다.그러나 미국.영국등이 즉각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 민주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우려를 표명하자 일단 「충분한 조사」를 약속했다.
나이지리아 야당인사들은 『그녀가 대선 3주년 기념일인 12일에 맞춰 대규모 반정부 집회를 준비중이었다』고 밝혀 그녀가 정치테러에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녀의 남편인 아비올라는 93년6월 대선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개표도중 선거를 무효화한 군부에 의해 현재까지 투옥돼있다.
지난 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뒤 집권을 계속해온 군부가 막상 선거패배를 눈앞에 두자 민정이양이란 공약을 뒤엎은 것이었다. 남편의 투옥 이전에는 석유재벌인 남편의 막대한 재산을 관리하는 조용한 여류사업가였던 쿠디라트는 남편이 국가반란 혐의로체포된후 나이지리아 반체제조직인 민주압력단체운동(CDPG)을 만들어 남편의 석방을 촉구하는등 「민주투사」로 변신 했다.
총파업을 이끌었고 미국.영국등을 상대로 남편의 구명운동도 활발히 펼쳤다.
그녀가 준비해오던 12일의 반정부 집회는 나이지리아정부 수립이후 가장 규모가 큰 민주화운동이 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쿠디라트의 사망으로 나이지리아 민주화는 한층 더 암흑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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