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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성지 서양음악 요람-이탈리아 클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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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탈리아 음악은 중세.르네상스.바로크 시대를 거치면서 줄곧 세계음악의 맹주(盟主)로 자리를 지켜왔다.
교황이 유럽을 지배하던 시절부터 종교음악은 물론 세속음악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 음악을 빼놓고는 서양음악사를 설명할 수 없다. 모차르트.멘델스존.바그너.스트라빈스키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도 이탈리아 여행을 통해 음악적 자양분을 섭취했고 언제나 마음속엔 「따뜻한 남쪽나라」를 동경했다.
1600년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탄생된 오페라는 영국.프랑스.독일.러시아로 보급됐고 이탈리아 출신 성악가들은 지금도 유럽.미국 무대를 주름잡고 있다.
일찍부터 동방무역으로 부를 축적한 상업귀족들은 든든한 후견인이 돼 오페라의 탄생을 지켜보았고,1637년 베네치아에서는 일반 시민을 위해 세계 최초의 오페라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1천5백석 규모의 「테아트로 라 페니스」에서 마넬리의 『안드로메다』가 상연되면서부터 본격적인 오페라의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베르디.푸치니가 남긴 주옥같은 오페라들은 지금도 전세계 오페라 극장에서 매일같이 상연되고 있다.
또 런던의 코벤트가든,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와 함께세계 3대 오페라극장으로 손꼽히는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은 세계 성악가들이 한번은 거쳐가야 할 무대가 돼버렸다.
음악,특히 오페라에 대한 이탈리아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은 부러울 정도다.오페라를 오죽 좋아했으면 파리넬리 등 거세한 남성소프라노 가수(카스트라토)까지 배출했겠는가.
원형 경기장에서 매년 7월부터 두달간 펼쳐지는 베로나 오페라축제는 매일 저녁 유럽 전역에서 온 2만명의 청중이 운집하는 「오페라의 성지」다.기악에서도 이탈리아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음악선진국이다.
근대 오케스트라의 모태가 된 현악앙상블이 시작된 곳도 이탈리아다. 「악기의 제왕」이라 불리는 피아노도 이탈리아에서 발명됐다.피렌체 메디치가의 페르디난드 대공에게 하프시코드를 만들어 납품하던 악기제조공 크리스토포리가 피아노를 발명한 것은 1709년의 일이었다.
16세기초 브레시아 지방의 마기니가 오늘날과 같은 바이올린을제작한 이래 17세기 크레모나 지방에서 아마티.스트라디바리.과르니에리 등 세계적인 명기들이 탄생됐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하면 단연 비발디의 『사계』를 손꼽을 수 있다.
창단 4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무지치」의 연주는 아직도우리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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