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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논술] 수리·과학적 대칭 개념을 이용해 문제 해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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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면

<게재순서> 2. 논증력 ①논리적 추론 ②통합적 추론 ③귀납적 논증 ④수리·과학적 개념과 원리의 통합 (上)과학적 현상의 수학적 증명 (下) 대칭에 대한 해석 ⑤구성조직 및 모형화 ⑥ 근거 설정 및 일반화

STEP 1 오늘의 논술 들어가기

 2007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동물원에서 관람객을 유치하기 위해 아래 그림과 같은 광고를 냈다. 마주 보는 두 대상은 동물의 그림자를 연상시키고, 두 대상 사이의 빈 공간은 또 다른 동물을 떠올리게 하는 광고다. 이 광고 이미지는 시청자의 시각에 각인돼 관람객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이 광고엔 수학·과학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개념이 적용됐다. 바로 ‘대칭(對稱)’이다.

그림에 수선을 그리면 그림 속 두 대상은 가운데 수선을 기준으로 마주 보고 있으며, 대상의 한 지점을 찍어 기준선부터의 거리를 측정하면 둘 다 같은 거리에 있음을 알게 된다. 중앙의 기준선에 거울을 대고 그림을 살펴보면 원래 그림과 거울상이 서로 마주 보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적으로 어떤 도형 위의 두 점이 기준선으로부터 같은 거리에 있으면 두 점은 이 기준선의 대칭이라 한다. 이런 속성을 과학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화학에서의 광학이성질체가 바로 그 예다. 탄소는 결합 가능한 부위가 4개이며 각 부분에 서로 다른 원자나 원자단이 결합한 경우 거울에 비친 것처럼 좌우가 완전히 대칭되게 입체적으로 다른 분자의 형태가 나타난다. 이를 전문 용어로 ‘광학이성질체’ 또는 ‘키랄(chiral)물질’이라고 부른다.

키랄은 그리스어로 ‘손’을 의미한다. 오른손과 왼손처럼 모양은 같지만 좌우 대칭성을 지닌다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화학 구조식은 물론 밀도·녹는점·끓는점까지 같다. 하지만 편광된 빛을 조사하면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물질이 있는가 하면 이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물질이 있는데, 이런 성질에 주목해 광학이성질체라고 부르는 것이다.

STEP 2 교과서 열어보기

“빛의 경로에 대해 살펴보자. 빛이 어떤 매질의 한 지점에서 반사할 경우 생기는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다.”

이 사실을 수리·과학적으로 생각해보자. 한 점 A에서 출발한 빛이 또 한 지점 P에서 반사해 또 다른 지점 B에 머물렀다고 가정하자.

이 때 빛의 입사각과 반사각은 서로 같다. 대칭을 이용해 자세히 설명해 보자.

점 B를 직선 m에 대해 대칭인 점을 B′라 하면 세 점 A, P, B′ 는 일직선 위에 놓인다. 선분 BB′와 직선 m의 교점을 D라고 하면 대칭의 성질과 삼각형의 합동에 의해 ∠BPD와 ∠B′PD는 서로 같다. 그런데 직선 m 위에 점 Q를 잡으면 선분 AB′와 직선 m이 이루는 맞꼭지각이 같으므로 ∠APQ와 ∠B′PD가 서로 같다. 따라서 ∠APQ와 ∠BPD는 서로 같다(그림 2 참조).

점 A를 직선 m에 대해 대칭인 점을 A′라 하면 세 점 A′, P, B는 일직선 위에 놓인다. 선분 AA′와 직선 m의 교점을 E라 하면 대칭의 성질과 삼각형의 합동에 의해 ∠APE와 ∠A′PE는 서로 같다. 그런데 직선 m 위에 점 R을 잡으면 선분 A′B와 직선 m이 이루는 맞꼭지각이 같으므로 ∠A′PE와 ∠BPR이 서로 같다. 따라서 ∠APE와 ∠BPR은 서로 같다(그림 3 참조).

STEP 3 기출문제 다시 보기

▶ 2009학년도 경희대 모의논술 : 제시문 [가]는 소리의 물리 현상을 나타낸 글이다. 제시문 [나]와 <그림>을 참조해 점 P가 타원을 따라 움직일 때 점 R의 자취는 원이 됨을 설명하시오. 또, 제시문 [가]에 나타난 현상에 대해 타원의 성질을 이용해 논술하시오.

[가] 영국 런던의 성 바오로 대성당은 ‘속삭이는 회항’이라는 설명으로 유명하다. 복도 한 곳에서 작은 소리로 속삭이면 가까운 곳에서는 못 듣는데도, 멀리 있는 특정 장소에서는 또렷하게 들린다. 이런 신기한 현상의 비밀은 타원형으로 생긴 천장에 있다. 모든 타원은 두 개의 초점을 갖고 있다. 이 중 한 초점에서 소리를 내면, 타원의 성질 때문에 음파가 천장에서 반사된 뒤 다른 초점에 모이게 된다. 이 때문에 한 초점에서 나지막이 속삭여도 다른 초점에 서 있는 사람이 또렷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나] 초점이 F와 F′인 타원 상의 점 P에서 접선 L을 그리고, 한 초점 F′를 그 직선 L에 대해 대칭이동한 점을 R이라고 하면 점 F, P, R은 동일직선 위에 있다.

▶ 해설 : 직선 L이 선분 F′R의 수직이등분선이므로 선분 PF의 길이와 선분 PR의 길이는 서로 같다. P가 타원 위의 한 점이므로 선분 FP의 길이와 선분 PF′의 길이의 합은 선분 FR과 같아진다. 선분 FR은 일정하다. 제시문 [나]에서 F, P, R은 동일직선에 있으므로 점 R의 자취는 F를 중심으로 하고 선분 FR을 반지름으로 하는 원이 된다.

이제 접선 L과 선분 FF′의 연장선이 만나는 점을 S, 접선 L과 선분 RF′가 만나는 점을 Q라 하면 삼각형 PQF′와 삼각형 PQR이 서로 합동이므로 ∠RPQ =∠QPF′이다. 그리고 접선 L과 선분 FF′의 연장선이 만나는 점을 S라 하면 맞꼭지각의 성질에 의해 ∠RPQ=∠FPS이다. 따라서 ∠FPS은 ∠QPF′이다.

이 사실로부터 접점 P에서 접선 L에 수직인 선을 그리면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아진다. 결국 타원의 한 초점에서 발생한 소리는 모든 방향으로 퍼지는데, 천장의 어느 지점에 이르든지 타원의 성질(반사법칙)에 따라 다른 초점으로 모이게 된다. 따라서 성당 안의 한 초점에서 하는 이야기를 다른 초점에서 또렷이 들을 수 있다.

STEP 4 실전 응용하기

당구대에서 공이 반사되는 것은 마찰을 무시하면 빛과 같은 방식으로 반사된다. 다음 그림과 같이 가로, 세로의 비율이 2 : 1인 직사각형 모양의 당구대가 있다.

당구대의 중심점 P에 있는 공을 쳐서 당구대의 세 변 AD, CD, BC에서 차례로 반사해 점 A에 도달하려고 한다. 어느 방향으로 공을 쳐야 하는지 근거를 들어 설명하시오(단, 공에 회전을 주지 않고 마찰력을 무시해 공의 한 가운데를 친다고 가정한다.)

▶ 해설: 당구대 ABCD에서 공이 점 P를 출발해 세 변 AD, CD, BC에 차례로 반사돼 점 A에 도달하는 경로 P→Q→R→S→A를 나타낸 것이다.

대칭을 이용해 이 경로를 직선으로 바꿀 수 있다. 점 A를 선분 BC에 대해 대칭이동하면 점 A′이 된다. 다시 점 A′를 선분 CD에 대해 대칭이동하면 점 A″가 된다. 이어 점 A″를 선분 AD에 대해 대칭이동하면 점 A′′′가 된다. 결국 경로 P→Q→R→S→A는 점 P와 점 A′′′를 잇는 선분 PA′′′와 같다. 삼각형 QA′′′E와 삼각형 PA′′′H가 서로 닮은 도형임을 이용하면 점 Q는 선분 AD를 4:1로 내분하는 점임을 알 수 있다. 즉, 변 AD를 4:1로 내분하는 점을 향해 당구공을 치면 점 A에 도달할 수 있다.

<집필> ▶김기권 경희고(지구과학) ▶김은주 덕수고(생물) ▶김흥규 광신고(수학) ▶이동흔 남강고(수학) ▶이효근 보인고(과학) ▶정형식 숭실고(물리)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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