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환前대표 정치제도 변화 거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정치권의 내각제 관련 발언이 그치지 않고 있다.김대중(金大中)국민회의총재가 솔솔 냄새를 풍기면서 시작된 내각제 화두(話頭)는 서서히 여권일각의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복잡한 정국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김윤환(金潤煥)전 신한국당대표는 25일 자택에서 국민회의 金총재의 지역간 정권교체론.거국내각등에 논평을 요구받고 『대통령제건 내각제건 이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절대 개헌불가』를 고수한 가운데 여권 고위인사로는 처음 내각제를 포함한 정치제도 변화에 대한 의견수렴의 필요성을 거론한 것이다.
물론 金전대표는『특정지역을 배제하자는 金총재의 지역간 정권교체론은 그 자체로 지역분열을 조장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잊지않았다.그는 또『특정인을 염두에 둔 이원집정제니 하는 논의는 옳지 않으며 이를 대선공약으로 내거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金전대표는 특히『이번 총선결과 야권의 양金총재가 대통령후보로나서기는 안팎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양金이 나서지 못할경우 정계개편의 가능성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적잖이 움츠러든 민정계의 당내입지를 고려,장기적인 활로를 모색해 보려는 발언으로 관측되고 있다.
야권쪽에선 이미 내각제 논의가 활발해진 상태다.자민련과 국민회의가 장군멍군하며 심정적 공조를 가속화하고 있다.
한영수(韓英洙)자민련부총재는 『DJ가 내각제로 가는 사전정지작업을 펴는 것』이라 했고 이종찬(李鍾贊)국민회의부총재는『대통령제 주장을 희석시키기 위해 군불을 지펴야할 때』라고 화답하고있다. 이런 가운데 나온 김윤환 전대표의 발언은 당내 민정계가정치제도개편등 큰그림 변화의 돌출변수가 될 수 있으며 이에 상응한 대접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여권핵심에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그는 이날 『민정계의 대표성은 야권인 자민련내 인사 들이 아니라 여당내의 TK세력에 있다』고 누차 강조하며『DJ가 노리는게 바로 여당내 TK의 이탈』이라고도 말했다.
특히 김대중총재는 초기 언급했던『영남배제 정권교체』대신 『영남의 협력에 의한 정권교체』로 선회,사실상 반(反)YS의 지역연합을 시사하고 있다.金전대표는 이날 낮 대구의 선산金씨 종친회에 참석,신당 창당설 관련 질문에 『당내에서 정 권재창출을 위해 노력한다는 생각이지만 앞으로 나의 생각과 달리 진행되면 생각을 달리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내각제 논의의 가능성까지 슬쩍 열어놓으며 그가 요구한 것은현재로서는 명확해 보인다.그는 이날 자신의 국회의장 지명과 관련,『누가 시켜준다고 한 적도 없지만 막상 권한다면 그때 가서생각해볼 문제』라고 운을 뗐다.민정계의원들이 자 주 전화를 걸어 『무언가 관리역을 맡아야할 때 아니냐고 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