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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量은 줄고 水質은 오염-목타는 지구 식수대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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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물이 부족하다.게다가 질마저 낮다.수도권 아파트 단지와 다세대주택에선 물이 없어 쩔쩔매고 있다.수돗물에 대한 불신은 여전히 약수터 줄서기로 이어지고 정수기.생수 판매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물의 양과 질 모두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맑고 시원한」 물을 바라는 목마름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물 부족=한국이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몰려 살다 보니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보다 높으나 1인당 수자원은 세계 평균에 훨씬 못미친다.올해 물 공급량은 3백25억으로 수요량(3백2 억)에 비해23억의 여유(예비율 7.6%)가 있다.
하지만 5년 후인 2001년의 물 수요량은 3백36억으로 34억 늘어나지만 물 공급량은 18억 늘어난 3백43억에 그쳐 겨우 7억(예비율 2.0%)만 여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 각국이 수자원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올들어 지난 2월부터 젖줄인 황허(黃河)가 말라붙어 강 하류부터 상류쪽으로 6백67㎞가 바닥을 드러냈다.
90년대 들면서 나타난 이같은 현상은 농촌과 도시에서 봄철에집중적으로 농업.공업용수를 끌어쓰기 때문이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캘리포니아.애리조나.네브래스카주등은 이미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지나친 지하수 이용으로 곳곳에서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젖줄인 아랄해(海)는 수자원 고갈현상이 가장 뚜렷하다.면화 재배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끌어쓰는 과정에서 아랄해는 60년대에 비해 수자원 양이 3분의1로 줄어 이제는 3개의작은 호수로 변했다.
◇수질 악화=91년 낙동강 페놀오염사고 이후 마련된 「맑은 물 공급대책」이 제때 추진되지 않아 전국 4대강 수질이 해가 갈수록 오히려 나빠지고 있다.
환경부가 발표한 95년 수질오염 현황에 따르면 전국 1백95개 지점 가운데 일반적인 정수처리시설로 수돗물을 만들 수 있는수질인 1~2급수는 전체의 절반인 53%밖에 되지 않는다.나머지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거쳐야 하거나 상수원으로 는 사용할 수없는 3급수 이하의 수질이다.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이러한 수질악화는 3년째 계속된 가뭄에도 원인이 있으나 하수처리장등 환경기초시설이 부족한 것이 근본 원인이다.
수질오염은 또 전국 곳곳에서 지역간의 물싸움으로 나타나고 있다. 위천공단 건설을 둘러싼 대구.경북과 부산.경남간의 계속된갈등이나 충북제천시의 평창강 취수사업에 대한 강원도영월군의 반대등이 대표적인 지역간 물분쟁이다.
◇대책=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당연히 공급을 늘리고수요를 줄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수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수처리장.고도정수처리시설도 갖추어 나가야 한다.
또 수계별로 차이가 심한 수요와 공급을 고르게 하기 위해 한강.낙동강 등을 연결하고 해안.도서지방 등에는 해수담수화 시설을 확대해야 한다.
반대로 수요를 줄이기 위해선 절수기기의 보급.중수도시설에 대한 지원.수돗물 누수방지.상수도 요금의 현실화도 추진돼야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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