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자여행>馬脚-말의 다리.비밀이나 속임수를 뜻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馬脚」에 대한 독자 문의가 있었다.본디 馬는 말이 앞발을 쳐들고 서 있는 모습에서 나온 글자로 말을 뜻한다.마권(馬券).마부(馬夫).마차(馬車).경마(競馬).천리마(千里馬)가 있다. 脚은 몸의 일부를 뜻하는 月(肉)과 「차다」「물리치다」는 뜻의 却(각,退却.却下.棄却.燒却등)이 결합된 글자다.우리 몸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부분이 「다리」밖에 더 있을까.따라서 脚은 다리를 뜻한다.각광(脚光).각본(脚本).교각( 橋脚).행각(行脚)이 있다.곧 馬脚이라면 「말의 다리」가 되겠다.
예나 지금이나 연극에는 많은 소품(小品)이 필요하다.그 소품을 실물(實物)로 등장시키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그림이나 모습을 만들어 대신하곤 한다.
말(馬)도 그렇다.실제로 말을 무대에 올린다면 얼마나 번거로울까.그래서 말이나 말타는 장면은 대나무 따위로 말의 모습을 만든 다음 천으로 씌우는 방법을 사용하곤 했다.물론 그 안에 사람이 들어가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혹 연기자의 실수로 넘어진다거나 천이 벗겨지는 날이면그만 馬脚 대신 인각(人脚.사람의 다리)이 보이게 된다.바로 馬脚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여기에서 「馬脚」은 일종의 「비밀」「속임수」라는 뜻이 있고 「노출마각(露出馬脚.마각을 드러냈다)」이라 하면 숨기고 있던 간사한 꾀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는 뜻이다.곧 사건의 진상(眞相)이 드러났다는 뜻이기도 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