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영입에 경색정국 첨예 대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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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야관계가 험악해지고 있다.13일 민주당출신 당선자 3명이 신한국당에 입당하면서 경색정국은 더욱 첨예한 대치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이러다가는 서로 부딪치는 수밖에 다른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과반수확보 초읽기에 들어간 여권은 『들어오겠다는 사람을 어찌막느냐』며 애써 태연해하고 있다.반면 야권은 『물리적 행동불사』를 외치며 초강경 분위기다.신한국당은 야권의 「당선자 빼가기중지요구」가 결코 개원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개원이 설사 미뤄지더라도 챙겨놓을 것은 챙겨놓아야겠다는 것이다.그래야 후일을 기약할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장 개원에 쫓겨 과반수확보를 소홀히 하다가는 큰 화를 입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은 한때 유연한 협상을 위해 야권의 요구조건을 일부 수용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이를 백지화했다.그래놓고선 영입문제가 과거처럼 공작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이홍구(李洪九)대표는 『자민련 당선자가 우리 당에 들어오지 않으면 되는 것이지 무소속이 들어오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고 본다』고 말해 야권의 반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당직자들도 『입당은 본인 스스로의 판단일 뿐』(姜三載총장),『무소속 당선자의 입당은 협상의 전제조건이 될 수 없다.이를 시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徐淸源총무)이라며 시치미를 떼고 있다.
다만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도록 하겠다』(徐총무)고 말해 영입작업과는 별도로 총무회담등 가능한 모든 채널의 접촉을 늘려나가며 정국해법의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야권은 강경일변도다.신한국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작업을야권과의 대화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투쟁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철저한 야권연대를 통해 신한국당을 호되게 혼내주겠다는방침이다.국민회의는 이같은 과정을 통해 차제에 자민련을 묶어두겠다는 계산이고 자민련은 국민회의 힘을 빌려 자민련 당선자의 이탈가능성에 쐐기를 박아두겠다는 속셈이다.
야권은 국회의사당앞의 대중집회를 열고 신한국당 규탄대회를 여는 문제까지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이날 3명 입당의 직접 피해당사자인 민주당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더 강도높게 신한국당을 비난하고 나섰다.국민회의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이날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경우 행동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대응 방침을 분 명히 했다.
박상천(朴相千)총무와 정동채(鄭東采)총재비서실장도 『신한국당이만약 과반수의석을 넘기면 우리는 이에대해 단호한 법적.정치적 조치를 취할 것』『정부여당의 태도변화가 없는한 등원거부는 불가피하다』고 반발했다.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는 굉장히 화가 났다.그는 『저질정권의 횡포』『파렴치한 권력독단』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모든방법을 다해 야당 파괴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천명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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