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스타스토리>발바리 김달호-작가 강철수의 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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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달호는 가장 보편적인 한국남자상을 몽타주한 인물이다.노력은 별로 안하면서 바라는 것 많고,장래를 걱정하지만 성질은 급하다. 데모에 참가해도 맨끝에 서고 A앞에서는 B를 욕하고 B앞에서는 A를 욕하는 기회주의자다.자신은 처녀장가를 고집하면서 남들에게는 사랑만 있다면 그까짓 것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하지만 인정많고 눈물많고 마음약한 인물이다.말하자면 이 시대 한국남자의 자화상으로 설정된 인물이다.
나는 달호를 사랑한다.어느 작가가 고뇌의 대가로 탄생한 주인공을 애지중지 안하랴마는 엄밀히 말해 만화주인공은 작가의 전유물은 아니다.시대가 낳아 키워낸 산물일 뿐이다.대중의 정서를 대변해내는 주인공만이 폭넓은 사랑을 받는 것도 바 로 그런 이유에서다.따라서 더이상 대중정서를 공감있게 반영해내지 못하는 주인공은 사라져야 한다는 게 나의 사견이다.
달호도 예외는 아니다.20여년을 아껴온 주인공이지만 팬들이 식상하는 순간, 그 즉시 무대에서 내려오게 할 것이다.
올 겨울께 달호는 만화영화에 도전할 예정이다.『발바리의 추억』을 소재로 한 성인용이다.영화.연극외에 만화영화는 첫 출연이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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