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초선의원 연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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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영국 런던시내 템스 강변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은 민주주의 의회제도의 요람이다.웨스트민스터궁(宮)으로 불리는 이 건물은 본래왕궁이었으나 16세기 이래 의회로 사용되고 있다.총면적 3만2천평방,복도길이가 3㎞나 되는 후기고딕양식의 웅 대한 건물이다. 웨스트민스터에는 1천여개의 방이 있다.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하원이다.성직자.귀족들로 구성된 상원과 달리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표로 구성되기 때문이다.하원 의사당은 가로 13.8,세로 20.7의 장방형이다.의장석에서 볼 때 우측이 여당,좌측이 야당 의석이다.의원 개인별로 의석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섯줄 계단에 긴 벤치로 돼 있다.전체의원수는 6백50명인데 의석수는 4백37석에 불과하다.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지각한 의원은 선채로 회의에 참석한다.
의원간에는 엄격한 위계질서가 있다.의석의 맨앞줄,즉 프런트 벤치엔 여야 수뇌부가 포진한다.이들이 프런트 벤처다.여당은 총리 등 주요 각료들,야당은 「그림자내각」이 앉는다.그밖의 의원들은 뒷줄에 앉는 백 벤처다.전체의원의 약3분의2 다.백 벤처가 프런트 벤처가 되기 위해선 다선(多選)경력을 쌓고 당 지도부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대정부 질문은▶실제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하고▶법률적 해석이나 소문.신문보도 등을 인용해선 안되며▶같은 회기중 이미 질문이 있었던 것은 피해야 한다.의원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말이다.상대방 정당 의원의 호칭엔 반드시 「존경하는 신사(숙녀)」,같은 당소속의원엔 「존경하는 친구」를 사용한다.거짓말.사기.
개.돼지.위선자 등은 절대 피해야 할 금구(禁句)다.하지만 호칭과 말은 점잖지만 발언내용은 신랄하다.고함과 야유가 터지고 의사당이 수라장이 되는 일도 다반사다 .그렇지만 육탄전은 없다.또 의장이 『질서』를 외치면 장내는 곧 조용해진다.
지난 9일 국회에선 초선의원을 위한 의정(議政)연찬회가 열렸다.이번 국회엔 초선이 1백37명이나 돼 이들에 대한 오리엔테이션 차원에서 마련된 행사다.의원들은 마치 학생들처럼 강의를 경청하고 궁금한 사항을 질문했다.좋은 시작이다.앞 으로 국회생활에 빨리 적응해 보다 성숙한 국회,더 발전된 국회를 만들어가는 데 초선의원들이 앞장서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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