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안전성' 알수없는 新車 발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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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올들어 신차를 잇따라 내놓아 새 모델만도 10여종에 달한다.
「자동차 공학의 정수(精粹)」라는 스포츠카도 처음 나왔고 또다른 스포츠카도 곧 출시된다.
이처럼 새 차들이 연이어 나오기는 우리 자동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그만큼 우리 자동차 산업이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양적으로야 괄목할만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업계 스스로도 자평하고 있다.하지만 질적인 측면은 어떨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적지않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은 예비고객들까지 초청한 가운데 대대적이고 화려한 새차 발표회를 갖는다.
그러나 화려한 등장과 함께 새 차가 꼭 갖춰야하는 것은 질적인 향상,특히 승차자의 안전성이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국내 신차발표회장에서 신차의 안전성을 알아볼 기회는 한번도 없었다.잘해야 신차를 시승하고 성능의 차이를알아보는 정도였다.
얼마전 한 외제차 업체는 서울에서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설명을 맡은 신차개발담당 중역은 새 차의 안전성을 보여주는데발표회 시간의 반쯤을 할애했다.
고속주행시의 정면충돌,기둥과 운전석의 측면충돌,차체의 전복등갖가지 상황들에 대한 실험을 화면으로 보여주었다.
물론 더미(실험인형)가 승차자를 대신했으나 차체가 반파될만큼치명적 사고시 승차자가 어떻게 다치고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확보할수 있는지 한눈에 볼수 있었다.
우리의 신차발표회는 어떤가.연예인과 도우미를 동원해 화려한 쇼를 벌이지만 안전성에 대한 정보는 부족하지 않은지 되새겨볼 일이다. 물론 기술이 앞선 외국업체들과 단순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그러나 우리도 세계 자동차생산 5위권 국가로 발돋움한 마당이다.새 차들이 어느 정도 승차자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해 보다 많은 정보를 소비자들이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업체들은 인식할 필요가 있다.
박영수 경제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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