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제도 개편 여파 돈 은행서 投金社로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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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탁제도 개편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돈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달부터 은행 신탁의 최소 만기가 1년6개월로 길어지고중도해지 수수료율이 높아짐에 따라 단기성 시중자금이 높은 금리를 찾아 본격적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만기 1년안팎의 기업 자금이 은행 신탁에서 빠져나와 투금사 어음관리계좌(CMA)등으로 속속 옮겨가고 있다.
한국은행 박재환(朴在煥)금융시장실장은 『은행 신탁 제도의 개편으로 당분간 단기성 시중 자금의 이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5일 특정금전신탁 잔액이 1천31억원이나 줄어든 것을 비롯,개발신탁.기업금전신탁등 기업 자금이몰려있는 은행 신탁의 수신고가 최소한 수백억원씩 줄었다.
가계금전신탁은 이 기간 1천4백60억원 늘어났으나 지난달(2조4천2백98억원)에 비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조흥은행 위성복(魏聖復)상무는 『기업 자금의 이탈이 심한 편』이라며 『신탁에서 만기가 돌아온 기업 자금을 양도성예금증서(CD)나 정기예금등으로 다시 예치하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탁에서 빠져나온 자금은▶투금사 CMA(3천6백80억원)를 비롯해▶정기예금등 은행 저축성예금▶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특히 CMA로 대거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투자신탁 김영덕(金永德)채권운용팀장은 『중도 해지 수수료율의 인상으로 1년만기 공사채형의 예상수익률이 10.5%선에 그쳐 CMA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라고밝혔다.CMA는 1년 예상 수익률이 12%대에 달하고 있다.
중앙투자금융 김치위(金致位)금융1팀장은 『최근에는 대기업들이CMA를 통해 여유 자금을 콜시장에 굴리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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