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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한반도 비핵화 원칙 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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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지난 20일 중국의 한 공안요원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앞에서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베이징 AP=연합]

베일에 가렸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행보가 밝혀졌다. 중국 새 지도부 인사들을 빠짐없이 만났고, 중국 최고 실세 장쩌민(江澤民) 군사위 주석과 요담했으며 일부 시찰도 했다.

19일 베이징(北京)에 도착하자 마자 권력 서열 6위 황쥐(黃菊) 국무원 상무 부총리가 숙소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그를 맞았다. 2001년 金위원장의 상하이(上海) 방문 당시 시 당위원회 서기였던 黃부총리는 모든 상하이 일정을 수행한 반가운 구면(舊面)이었다. 휴식과 함께 정상회담 준비를 마친 金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인민대회당으로 직행, 중국 4세대 지도부 간판 후진타오(胡錦濤)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열었다.

胡주석이 주최한 만찬에는 중국의 정치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다음날 회담이 예정된 우방궈(吳邦國)전인대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총리 등을 제외한 중국 공산당 실세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두 자리했다. 江주석의 최고 측근으로 꼽혀 '실세 중 실세'로 부상한 쩡칭훙(曾慶紅.서열 5위) 국가부주석, 황쥐 부총리, 우관정(吳官正.7위) 당기율검사위원회 서기와 리창춘(李長春.8위).뤄간(羅幹.9위) 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모두 환영연에 참석했다.

20일의 일정도 북측을 흡족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오전 9시30분쯤 숙소를 출발한 金위원장 차량은 인민대회당으로 직행했다. 기다리고 있던 江주석과 1시간30분 남짓 요담을 했다. 양국 최고위 군사 책임자로서 자리를 함께한 두 사람은 북핵 문제와 국제정세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교환을 했다. 이어 벌어진 오찬은 지금까지 외국의 정상 방문에서는 볼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인민대회당에서 빠져나온 金위원장 차량이 일반 음식점인 베이징의 명물 오리구이집 '취안쥐더(全聚德)'로 향한 것. 더구나 이 자리에 쩡칭훙과 황쥐 등 2명의 정치국 상무위원까지 배석했다.

이어 오후에는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담을 진행한 金위원장은 저녁 때 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면담한 뒤 그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21일 북한으로 돌아가는 길에 金위원장 일행은 두 갈래로 갈렸다. 金위원장은 톈진(天津)으로 향하고, 박봉주 내각총리 등 일부는 농촌 시범 단지인 한춘허(韓村河)로 향한 것. 공(工).농(農)을 두루 살피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북한 국방위원회 위원 겸 인민군 총참모장 김영춘(金永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연형묵(延亨默), 외무성 제1부상 강석주(姜錫柱) 등이 金위원장을 수행했다. 김영춘과 강석주는 胡주석과 金위원장의 회담에 참석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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