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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정보화'가 이뤄낼 21세기 미래 학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언제,어디에서나,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교육-.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실현불가능한 것처럼 여겨지던 꿈이다.그러나 정보통신 기술과 교육을 연결하는 「학교정보화」운동이 확산되면서 꿈이 현실속으로 들어오고 있다.「학교정보화」가 이뤄낼 21 세기 미래학교를 그려본다.
[편집자註] 2005년 서울 K고 2학년1반 교실.20개의 책상위에 펜티엄급 컴퓨터가 한대씩 놓여있고 각자 머리에 청음기를 낀 학생 20명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수업을 받고 있다. 교육청에서 통신망과 화상시설을 통해 모든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동시에 실시하는 제2외국어 시간.컴퓨터 화면의 내용이 서로제각각이다.
A군은 일본어 초급,B군은 러시아어 초급,C군은 중국어 초급,D군은 일본어 중급,E군은 러시아어 중급….수업은 과목마다 한국인 교사와 외국인 강사가 함께 진행하지만 러시아어 중급 강의에서는 종종 인터네트로 불러들인 모스크바 시내 모습이 화면에나타난다.일본어 고급 과정의 학생들은 「화상 인터네트」를 통해직접 일본 고교생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학생들은 수업이 끝난뒤 컴퓨터로 송신된 숙제물을 디스켓으로 받는다. 미리 그려본 이야기지만 전혀 황당한 것만은 아니다.
현재 진행중인 「학교정보화」의 속도로 본다면 21세기 초에는이같은 환상적인 교실이 현실로 다가온다.우리의 교육현장은 어떻게 바뀔 것인가.
한국교육개발원 멀티미디어 교육연구본부 손병길(孫炳吉)책임연구원은 『재택(在宅)수업이 일반화돼 학교의 울타리가 무너지고 교사.학생의 비율이 적어져 보다 창의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며 『학교는 정보센터.생활문화공간으로 변할 것』이 라고 말했다. 교육계의 오랜 숙원인 「작은 학교」「열린 학교」가 실현되는것이다. 학생들은 언제든지 교육부가 운영하는 교육정보망인 에듀네트(EDUNET)나 각 대학.공공도서관의 교육관련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인터네트에 들어가 원하는 정보를 구할 수 있다.
대학이 학점은행제를 운영하면서 누구나 화상 통신시설을 통해 대학까지 평생교육이 가능하고,굳이 유학을 가지 않고도 외국대학의 강의를 받을 수 있다.지식의 전달자였던 교사의 역할도 바뀐다.학생들은 언제든지 교사와 대화를 나누고,교사는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학생그룹」을 지도하며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는 동반자로 탈바꿈할 것이다.학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교육내용도 달라진다. 김동옥(金東玉)교육부 전산담당관은 『미래 교육의 목표는 지식 암기가 아니라 학생들이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고 해석하는능력을 개발토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교육현장이 바뀌면 온 나라가 열병처럼 앓는 겨울 「입시병」도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죽을 때까지의 모든 교육관련 자료가 컴퓨터에 입력된 후 전세계 온라인망으로 연결된다.그러면 대학은 굳이 별도 시험을 보지 않고도 수시로 교육자료를 평가해 학생을 선발할 수 있다.교육현장에 오래도록 난마처럼 얽혀 있던 온갖 고질병들이 결국 학교정보화로 치유될 그날을 기다리며 지금은 바로 전국민적인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도움말 주신 분 ▶金東玉 교육부 전산담당관 ▶孫炳吉 한국교육개발원 멀티미디어 교육연구본부 책임연구원 ▶韓禎宰 중앙교육진흥연구소 정보자료실장 오대영.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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