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발언대>마약 건전 사회에 발 못붙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제 마약퇴치는 범지구적 차원의 절박한 과제다.우리나라도 마약전쟁권역(圈域)에서 벗어날 수 없다.동아시아와 하와이에 이르는 지역에 보급되는 대량의 각성제유통에 연루된 자금의 기착지가한국이다.또 한.중,한.러 수교 후 인천과 부산 등지에서 마약밀수가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더구나 대규모 국제 헤로인 공급조직에 한국인이 직접 가담하고 있으며 마약의 밀조(密造)가 소규모 영세상에서 대규모 기업화하고 있다.「백색의 공포」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필로폰 등의 사용도 연예인.유흥업종사자 등 이른바 취약계층에서 회사원.학생 등 일반계층에 이르기까지 넓게 확산되는 실정이다.복용사범의 적발숫자도 매년 2~3배씩 늘어나고 있다.
마약의 해악은 엄청나다.복용자는 마약구입자금 조달을 위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기 쉽고 마약중독으로 치명적인 뇌손상을 입거나사망에 이르게 된다.
마약거래에는 조직범죄집단이 연루돼 불법과 폭력행위가 판을 칠가능성이 높다.마약범죄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미국은 마약관련국가에 경제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마약전비(戰費)로 연간 10억달러를 지출하고 있다.일본은 6년전 야쿠자대책법 을 제정해 마약과 폭력에 대처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92년 불법마약거래 및 기타 조직범죄유형 퇴치법을제정했다.이 법률은 불법적인 수익의 박탈과 함께 마약범죄형량의최저형을 높였으며 돈세탁의 처벌 강화,비밀수사관의 조직 내 투입,증인 보호수단 등을 마련했다.더 나아가 범 죄수익을 외관상합법적인 경제수익으로 전환하려는 행위자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한제재수단이 강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방법을 참고하면 좋겠고,마약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청소년층에게 마약의 폐해를 교육.홍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마약중독의 무서운 현상과 함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성을 더 구체적으로 청소년계층에서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나아가 유흥업소와 퇴폐산업의 철저한 단속과 체계적인 지도가 있어야 한다.그리고 그들과 함께 자율적인 마약퇴치운동이 범사회적으로 벌어져야 한다.마약범죄가 사회를 부패시키는가,아니면 사회가 부■해 마약범죄가 생 기는가.해답은 하나-건전한 사회에 악은 뿌리내릴 수 없다.건전하고 밝은 사회가 오면 마약과 범죄로부터 인류는 해방되리라 믿는다.
지광준 강남대교수.형사정책학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