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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아트 폐차 재활용 '모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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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피아트는 이탈리아의 자존심이다.연간 2백30만대의 승용차를 생산하고 있는 이탈리아 유일의 자동차회사로 항공기.금융업에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 지난해 모두 4백77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탈리아국민들은 『소비자를 위해 값싸고 질 좋은 소형차를 내놓는 피아트가 자랑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피아트에 애정을 표시한다. 피아트는 이같은 국민의 성원에 힘입어 성장한 만큼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에도 소홀하지 않는다.그중 하나가 「폐차 재활용(리사이클링)센터」를 만들어 환경보호에 솔선수범하고 있는 것. 이탈리아 자동차의 본고장 토리노시 안에 있는 피아트 재활용센터(FARE)는 매년 15만대 분량의 피아트차량을 분해해 90% 가량을 재활용하고 있다.
폐차를 차체.유리.범퍼.시트 등으로 크게 분류해 고철은 제철소로 보내고 재활용이 까다로운 유리.고무 등도 자원으로 탈바꿈시킨다. 92년 설립된 피아트 재활용센터는 역사는 짧지만 폐차재활용체계는 치밀하다.
전국에 1백군데의 폐차수집소를 설치해 섀시와 범퍼 등을 1차분리하고 오염의 주범인 배터리.엔진오일등도 그 곳에서 제거한다. 이를 위해 재활용센터는 수집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새로 개발한 분리방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분리장비 등을 지원한다.
작년부터는 자동차 디자인까지 분리가 쉽도록 고안하고 있다.
피아트 재활용센터는 이같은 과정을 거쳐 들어온 폐차유리로 지난해 4백19만개의 맥주병등을 만들었다.이탈리아인들이 마시는 술병의 30%에 해당한다.
자동차시트 안에 들어 있는 스펀지는 잘게 부숴 건축용 바닥재로 활용하며 범퍼는 푼토 등 소형차의 부품소재로 이용해 작년 36만개의 에어덕트(보닛 안의 공기흡입구)를 만들었다.
타이어는 녹여 공장의 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이 센터의 카를로 소장은 『재활용은 비즈니스가 아니다.환경을지키기 위한 기업의 책임이다』며 『이익이 생기면 재활용연구 등에 재투자해 이익개념은 없다』고 말한다.
피아트 재활용센터도 지난 3년 동안 수백만달러씩 적자를 내다작년에야 겨우 수지를 맞췄다.아직 폐차를 수거 안해도 법적 제재가 뒤따르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재활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폐차비용은 무료다.
피아트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차량의 폐차 재활용을 위해 독일의 BMW,프랑스의 르노,영국의 로버 등과 협력하고 있다.
토리노(이탈리아)=고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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