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클래식, 신나는 라틴 음악 만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5면

▶ 왼쪽부터 엘리어 루이스, 팀 한, 킬리언 포스터, 토비아스 포스터, 알렉시스 에레라 에스테베스.

지금은 일부 멤버의 사망으로 활동이 뜸해졌지만 얼마 전만 해도 월드뮤직의 화두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었다. 공산화 이전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활동했던 '할아버지 연주자'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옛 음악을 재현하려는 시도였다.

멤버들의 솔로 앨범까지 유명하게 만든'부에나…'은 화려했던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회상의 정서와 맞물려 세계를 강타했다. 2000년 프랑스의 '누벨 옵제바튀르'지는 "넥타이를 거부하고 야망으로 무장한 '새로운 부르주아'가 탄생했다"며 "이들은 부자들에게 정서적인 거부감을 느끼면서도 그들처럼 풍요롭게 생활한다"고 분석했다. '누보 부르주아'들이 즐겨듣는 음반으로 꼽은 것은 바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었다.

전세계를 휩쓰는 크로스오버(장르 넘나들기) 바람과 쿠바 음악 열풍이 맞물려 태어난 음악이 바로 클라츠브러더스와 쿠바 퍼커션이 만나 녹음한 음반 '클래식 미츠 쿠바(Classic Meets Cuba)'다. 전통적인 재즈 트리오(피아노.베이스.드럼)에 쿠바 특유의 음색을 더해주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출신의 타악기 연주자 2명이 합류했다. 유럽에서 5만장이나 팔려나간 이 히트 앨범의 국내 출시에 맞춰 첫 내한 공연을 한다.

독일 출신의 트리오 클라츠 브러더스는 지난해 3월 드레스덴 필하모닉 재즈 오케스트라(1998년 창단)와 함께 처음으로 쿠바 순회 공연에 나섰다. 아바나에서 쿠바 출신 타악기 주자를 만나 즉흥 연주를 벌인 것이 '클래식 미츠 쿠바'의 시작이었다. 재즈 트리오로 연주하는 클래식에다 쿠바 리듬까지 보탰으니 크로스오버의 깊이를 한층 더했다고 할 수 있다.

킬리언 포스터(베이스)는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단원이자 드레스덴 필하모닉 재즈 오케스트라의 베이스 수석 주자 겸 전속 편곡가다. 어릴 때부터 클래식과 재즈를 병행해왔다. 토비아스 포스터(피아노)는 킬리언 포스터의 동생이다. 팀 한(드럼)은 유러피언 재즈 콜렉티브의 창단 멤버다. 퀸의 멤버 머큐리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뮤지컬 '위 아 더 챔피언'의 유럽 투어 때 함께 연주했다.

알렉시스 에레라 에스테베스(팀발레스)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기타리스트 콤파이 세군도와 함께 작업을 해왔다. 엘리오 로드리게스 루이스(콩가)는 추초 발데스가 창단한 아바다 앙상블 멤버다.

이번 공연에선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비창 소나타.운명 교향곡 등을 비롯해 비제의'카르멘'중 '하바네라',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제1번', 브람스의'헝가리 춤곡 제5번', 몬티의'차르다스', 모차르트의'교향곡 제40번 g단조' 등을 맘보.삼바 등 신나는 라틴 리듬에 실어 들려준다. 너무 유명해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팝 클래식'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듯하다. 23일 오후 8시 대구 시민회관, 24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02-2068-8000.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