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신으로 외국계 기업에 다녔던 선정 요한센은 1988년 덴마크인 남편과 결혼한 뒤 현지로 이주했다. 덴마크 국적을 취득한 그는 97년부터 코펜하겐 무역관에서 현지직원 신분으로 일해왔다. 무역관에서 채용한 현지직원이 책임자로 임명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간부급인 무역관장에 임명된 건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2000년부터 ‘지사화 사업’을 총괄하면서 그 성과로 3번에 걸쳐 KOTRA 사장 표창을 받았다. 출장 온 한국기업 세일즈맨을 자택에서 머물게 하면서 함께 덴마크 기업을 방문해 판로를 개척한 게 높이 평가받은 것이다.
개방형 인사로 조직에 긴장감을 주겠다는 조환익 KOTRA 신임사장의 의지도 컸다. 지난달 취임한 조 사장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현지직원을 무역관장으로 발탁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혀오다 이를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동안 무역관장은 한국 본사 출신이 2년 반 정도씩 돌아가면서 맡는 자리였다. 외국인은 시험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자연히 무역관장은 한국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요한센 관장은 “덴마크는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아 유럽 진출을 위한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IT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을 활용해 현지인 관점에서 한국 투자의 매력을 파악해 관련 사업을 개발하겠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