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美 채권시장 경기회복.인플레 전망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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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미국의 채권시장이 동요하고 있다.채권 값이 올들어 하락(채권수익률 상승)세를 보여 30년만기 정부채 수익률이 7%까지 다가가더니 최근 채권 가격이 다시 뛰어오르는 등 심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미 채권시장의 상황을 94년도와 비교한다.올해 채권시장에서 94년도와 같은 장기금리 급등(30년만기정부채 수익률 8.16%)의 악몽이 재현될 것이란 다소 성급한예측도 나온다.
채권 시장이 이처럼 동요하는 것은 경기 회복과 인플레에 대한향후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미 경기가 과열돼 인플레가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이면 채권 값이 하락(장기 금리 상승)하고 반대로 인플레는 커녕경기가 신통치 않아 지지부진하면 채권 값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다만 현재 월가에서는 올초 6% 수준에서 출발해 최근 7%에육박할 정도로 높아진 장기 금리가 앞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할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다시 말해 올해 채권시장에서 94년도와 같은 장기금리 상승은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미 경기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해도 94년처럼 활발한 것은 아닌 데다 인플레 압력도 상당부분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전망하는 투자가들은 지금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사들이고있다.앞으로 채권값이 올라갈 것으로 보는 이들은 『지금과 94년도의 경제 여건은 다르다.94년도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과열경기를 다소 식히기 위해 돈줄을 죄기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 FRB입장은 훨씬 더 중립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없지 않다.월가의 일부 투자자들은 앞으로미 채권값이 하락(장기금리 상승)할 것으로 본다.
이들이 장기금리 상승을 예측하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첫째 미 경기가 활황을 보일 것이란 점이다.경기가 좋아져 과열되면 장기금리도 상승하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둘째는 인플레 압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근 나타난 원유.곡물가 급등을 이런 조짐으로 본다.이러한 1차 상품의 급등이 앞으로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릴 경우인플레압력은 강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이처럼 채권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최근 월가에서는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의 경기 진단이 주목받고 있다.
한 측근에 따르면 그린스펀 의장의 진단은 『미 경기가 침체에빠지고 있다는 우려는 과장된 것이지만 증시 일부에서 경기과열을얘기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근거없는 예측』이라는 「중립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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