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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두라스 "이라크서 철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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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스페인에 이어 중남미의 온두라스도 이라크에서 철군하겠다고 19일 발표했다. 리카르도 마두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철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온두라스군 370명은 중부 나자프에서 스페인군의 지휘를 받아왔다.

◇철군 도미노=스페인과 온두라스의 결정이 다국적 연합군의 철군 도미노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은 19일 AP통신과의 회견에서 "한개 또는 더 많은 국가가 국내 정치적 이유로 스페인을 따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온두라스와 함께 스페인군(1300명)의 지휘를 받아온 도미니카의 히폴리토 메지아 대통령은 자국군 302명을 잔류시키겠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군(380명)도 스페인군 대신 폴란드군(2400명) 지휘하에 계속 주둔하기로 했다.

미국의 지휘하에 북부 모술에서 순찰임무를 맡고 있는 알바니아는 기존 병력 71명 외에 추가로 파병할 방침이다. 시나왓 탁신 태국 총리는 "443명의 비전투병이 서둘러 철수해야 할 만큼 상황이 나쁘지 않다"며 일부에서 주장하고 있는 철군에 반대했다.

우크라이나(1350명)와 호주(850명).포르투갈(128명).슬로바키아(105명) 등 나머지 국가도 아직 공식적으로는 철군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철군은 테러에 굴복=호주의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다른 연합국들이 스페인의 예를 따르면 이라크는 치안 부재가 되고 테러리스트들의 천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때 파병에 반대했던 슬로바키아의 이반 가스파로비치 대통령 당선자도 "테러리즘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군 도미노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 미국은 이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와의 전화에서 "테러리스트나 이라크 평화의 적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스페인의 철군에 불만을 표시했다.

◇유엔 참여 촉구=예르지 츠마진스키 폴란드 국방장관은 "유엔 결의안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폴란드 TVN24와의 회견에서 밝혔다. 일본도 이라크에서 유엔의 역할이 커질수록 자위대의 인도주의적 활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유럽연합(EU) 로마노 프로디 집행위원장은 "스페인의 철군은 유럽의 분열을 치유하고 이라크 위기를 해결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철군을 환영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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