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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나 잡아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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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지만 유독 수입차만은 씽씽 달리고 있다. 국산차와 가격차가 10%대까지 좁혀진 일본차가 계속 강세인 데다 신차 효과까지 겹쳐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는 6462대로 역대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7월에 비해 48.2%나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국산차는 경차의 고군분투로 지난달에 8% 늘어난 10만6710대를 팔았다. 1∼7월 수입차 누적 등록 대수도 3만9911대로 지난해 같은 때보다 33.7% 늘었다.

브랜드별 판매 대수는 ▶혼다 1665대 ▶BMW 734대 ▶폴크스바겐 716대 ▶벤츠 656대 ▶아우디 533대 순이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달 발표한 4000만원대 초반의 신차 티구안(203대 판매)이 인기를 끌면서 처음으로 3위로 발돋움했다.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은 혼다 어코드로 3.5(818대)와 2.4(285대) 두 가지를 합쳐 단일 수입 차종으로는 처음 1000대를 넘어섰다. 특히 어코드 3.5 모델은 일본에서보다 많이 팔렸다. 다음으로 BMW 528이 334대를 팔았다.

수입차 호조의 주역은 국산차와 경쟁하는 3000만원대 차량이다. 판매가가 3000만원대인 혼다 어코드와 CR-V의 고객 80% 이상이 국산차를 몰다 바꾼 경우다. 어코드는 현대차 그랜저(2.7 및 3.3 모델)보다 200만∼300만원 정도 비쌀 뿐이다. CR-V 역시 현대차 싼타페와 가격차가 200만원밖에 나지 않는다. 국산차 가격은 해마다 오른 데 비해 혼다는 국산차를 겨냥한 공격적인 가격 책정으로 단숨에 수입차 시장 1위로 올라섰다. 3000만원대 수입차는 지난달 판매량이 70% 이상 늘어 전체의 32.4%를 점유했다. 판매량이 70% 이상 늘었다.

혼다는 2010년께 한국에서 월 2000대 이상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구나 10월 주력 차종의 가격대가 3000만원 전후인 미쓰비시와 닛산이 국내에 들어온다.

내년에 국산차와 본격 경쟁할 도요타까지 상륙하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월 1만 대를 넘어서는 것도 가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국내 승용차 시장의 10%를 점유하는 양이다.

SK네트웍스 수입차사업부 김준 상무는 “내년 도요타에 이어 일본 4위 마쓰다와 수바루까지 한국에 진출하면 수입차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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