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 휴대전화 포기할 이유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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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김윤(58·사진) 모토로라코리아 사장은 “본사나 한국 지사 차원에서 휴대전화 제조부문을 포기할 이유도, 포기할 생각도 없다”고 4일 밝혔다. 6월 이 회사 사령탑을 맡은 그는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하는 임무를 띠고 사장으로 영입됐다는 풍문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토로라 본사는 내년까지 단말기 사업을 분리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지사 역시 회사를 나눠야 할 판이다. 때마침 김윤 사장이 부임하면서 휴대전화 부문 정리설이 번진 것. 그는 한국HP의 부사장과 시스코코리아의 사장을 맡으며 인력 축소를 주도해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오해가 겹쳤다”고 반박했다. 한국HP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사정이 어려운 한국법인 직원들을 아시아 다른 나라로 돌려야 했고, 시스코는 취임 전에 이미 구조조정 방침이 정해졌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모토로라의 분사 작업도 단말기 사업 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계측기 업체로 출발한 HP가 계측기 부문을 애질런트로 분리하고 컴퓨터 업체로 변신해 두 가지 다 성공했듯이 모토로라도 시장상황에 맞춰 변신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특히 “모토로라코리아는 400명이 넘는 휴대전화 개발인력이 일하는 아시아의 허브다. 문닫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모토로라는 2분기에 2810만 대의 휴대전화기를 팔아 LG전자(2770만 대)를 간발의 차로 따돌리며 3위를 지켰다. 2400만 대 안팎에 그칠 것이란 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모토로라는 한국에서 10% 초반의 점유율로 팬택계열과 치열한 3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모토로라는 올해로 창립 79주년을 맞는다. 차량용 라디오, 군용 무선통신, 휴대전화 등 인류생활을 바꾼 발명품들이 즐비하다. 72개국 6만6000명의 임직원이 지난해 366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에는 1967년 반도체 공장을 지으며 진출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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