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독일 택배시장 불공정 없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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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공식적으로 독일의 택배(宅配)서비스시장은 개방돼 있다.그러나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세계적 택배회사인 미국의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UPS)의 주장이다.
그 근거를 대자면 한두가지가 아니다.UPS에 따르면 독일당국은 독점업체인 도이체 포스트(독일 우편국)에만 이런 혜택을 편파적으로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도이체 포스트는 우편배달이라는 명목으로 휴일에도 거리낌없이 택배서비스에 나서고 있다.뿐만 아니다.원하는 장소에는 긴급차량이란 핑계를 대고 아무 곳에나 주차할 수 있는 특권마저 누리고 있다.
반면 UPS를 비롯한 외국계 회사들은 휴일 차를 움직일 수 없다.현행법이 일반 택배트럭의 휴일 운행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UPS의 불만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이들이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독일당국이 현재 택배업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점을감안해 정규 우편배달조직을 택배사업에 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상황은 곧 바뀔 조짐이다.최근 UPS가 독일정부와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를 상대로 독일측의 이런 불공정한 개방태도에 대해 맹렬히 항의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브뤼셀의 EU 행정관들은 요즘 연간 10억달러에 이르는 독일내 택배및 특급운송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화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EU 당국은 오는 2000년부터 유럽내의 정규우편사업마저 전면 자유화하는 장기계획에 대해서도 논의를 벌이고 있다. 외부의 반발에 밀려 독일도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최근 독일 경제부와 체신부는 택배시장에서의 불공정거래에 관해 관계기관에 조사를 지시했다.현재 독일정부는 시장개방화의 대세를 인정,불공정판정이 내려지면 곧바로 시정하겠다는 전향적인자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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