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투자 전략 ① 지금보다 5~10% 더 빠질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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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최근 서울 아파트 값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강남 불패’를 외치던 강남 지역 고가아파트들은 물론 올봄까지 서울 지역 집값 상승을 이끌어 오던 강북 지역마저 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전반적인 약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아파트 값 하락 전망에 투자자들 관심이 엄청나게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이코노미스트는 서울 지역 아파트 값 전망과 유망 지역을 소개한다.


강남 아파트 값 하락 때문에 집 소유자들은 현재 심한 불안 속에서 떨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 아파트 값은 2분기 0.75% 떨어진 후 올 7월 중순까지 0.46% 하락했다.

▶강남 아파트들이 요즘 경기침체, 고금리와 맞물려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폭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강북권도 1분기 10.75%나 상승했지만 7월 들어서는 거의 변동이 없는 상황(0.22%)이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3.3㎡당 4000만∼5000만원을 넘어서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들은 최근 3000만원 선으로 가격이 폭락했다. 최근 잠실주공5단지 112㎡(34평)의 매매가는 10억2000만원 안팎으로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대표적인 저층 재건축 단지인 개포주공1단지 43㎡(13평)도 올해 초 8억원 가까이 매매가가 올랐지만 현재는 7억원 선으로 1억원 정도 하락했다.

최근 강북 지역에서도 하락세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도·노·강’ 강북 3구에서는 이미 급매물이 등장하는 상황이다.

노원구 중계동 주공5단지 80㎡(24평)는 최근 3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올봄 한때 3억6000만원까지 거래된 이 아파트는 5월 이후 500만원가량 하락한 가격으로 시세를 유지하다가 최근 실거래가보다 2500만원 싸게 시장에 나왔다.

◇강남 하락세 지속 “5~10%는 더 빠진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까지 강남구에서 신규 등록된 중개업소는 24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정도 감소했다. 반면 문을 닫은 업소는 258건으로 작년보다 12건(5%)가량 더 늘었다.

이들 중개업소가 강남에서 빠져나가는 이유는 한 가지다. 집값 하락세가 반전돼 아파트 거래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도 강남 집값은 당분간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규제 완화 폭이 크지 않는 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집값 하락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이미 대세 하락기에 놓여있는 만큼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의 김규정 차장도 “정부의 세제완화 발표가 하락세를 잠시 멈출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된 지금 상황에서는 당분간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 아파트 값이 폭등하기 이전인 2006년 3분기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강남 아파트 값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를 대체로 부동산 시장 외적 요인에서 찾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침체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고금리, 고물가와 함께 경기침체가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으면서 부동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강남 개포주공1단지 인근의 개포공인 관계자는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비관론이 규제 완화에 따른 낙관론을 짓누르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어떤 규제 완화책도 시장가격을 올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금리상승이 지속될 경우 2∼3년 전 ‘레버리지 비율을 높여(은행 돈을 빌려서)’ 무리하게 강남에 입성했던 중산층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중산층 수요가 무너지게 되면 아파트 값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변창흠 세종대 도시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고정형 담보대출금리가 이미 9%를 넘어선 가운데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국고채 금리의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택대출의 상환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주택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해근 우리투자증권 재무컨설팅 차장도 “현재 강남 부동산 시장은 대출규제와 고금리로 인해 거래가 전혀 안 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며 “앞으로도 5∼10%는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북도 재개발 지분은 하락할 듯= 강북은 강남과 달리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수는 있다.

강북지역 아파트 값 변동의 경우 가장 큰 변수는 올가을 집중될 것으로 보이는 뉴타운·재개발 이주 수요다. 이들 지역의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될 경우 추가적인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수요가 늘어나면 전셋값이 상승하게 되고 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아지게 될 경우 전세수요가 다시 매매수요로 전환돼 매매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기침체가 계속돼 수요자들이 아파트 매매를 꺼리게 되면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조차 강북 집값은 올가을 이후에나 확실하게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박원갑 소장은 “추가상승의 여지가 있어야 전세수요자들이 대출을 받아 매매수요로 전환하려 할 것”이라며 “하지만 상반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함께 경기침체가 계속된다면 전셋값은 오르지만 매매가는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정봉주 기업은행 부동산PB팀장도 “기존의 가격 상승 지역은 더 이상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며 “강남 아파트의 약세가 지속된다면 강북 지역 아파트 역시 가격 상승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뉴타운·재개발 지역의 지분가격은 당분간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과열 속에 가격이 필요 이상으로 급등해 향후 조합원 분양 때 조합원 부담이 크게 늘 것이란 점도 한 이유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은 “몇몇 핵심 지역 이외에는 올 초와 같은 가격 상승은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과도하게 지분값이 높이 올라간 지역들을 중심으로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해근 차장도 “재개발 지분이 너무 올라 수익이 거의 안 나는 지역이 늘고 있는 것은 향후 집값 상승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소”라고 말한다.

박성호 이데일리 기자 juntar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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