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르포>32.경주甲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경주갑 선거는 경북 선거의 축소판이다.반(反)신한국당 정서가바닥에 깔려 있고 철새정치인 시비,무소속 무용론(無用論)공방등도 치열하다.당장 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거친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다.
27일 오후1시 경주시내 중심지인 중앙시장 채소가게 앞.유력후보간 개인 유세가 잇따라 벌어졌다.신한국당 황윤기(黃潤錤)후보가 1.4 트럭을 개조한 무개차를 타고 등장했다.『경주가 왜경줍니까.경상도의 으뜸가는 고향 아닙니까.그런 데 선거한다니까철새가 다 왔어요.여기도 철새,저기도 철새,이래도 되는 겁니까.』 黃후보가 현역의원답지 않게 공세로 나가는 것은 경쟁 후보들의 이력 때문.黃후보 연설뒤 바로 등장한 무소속 김일윤(金一潤)후보는 신한국당 공천발표뒤 자민련으로 간 정종복(鄭鍾福)후보를 향해 언성을 높였다.『정치를 이제 배운다는 사람 이 하루아침에 여당에서 야당으로 가는게 맞습니까.경주가 철새 도래지가됐습니다.』 鄭후보도 만만찮다.『경주도 이제 물갈이를 해야 합니다.저 두분,국회의원을 모두 두번씩 했지만 한게 뭐 있습니까.젊은 사람 확실하게 밀어주세요.』 鄭후보 연설이 끝나자 운동원들이 일제히 「젊은 사람 단칼에 키웁시다」라는 홍보물을 흔 들어댔다.
싸움은 黃후보가 출신지인 군(郡)지역을 중심으로 바닥표 굳히기에 주력하고 시내에서는 金후보와 鄭후보간 바람몰이가 한창이다. 유권자들은 정부 정책이나 최근의 장학로(張學魯)파문에 반응이 민감하다.『고속철도 역사는 왜 자꾸 변두리에 건설한다는건지모르겠어요.시내에서 장사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란 말이에요(중앙동 청바지 대리점 주인 김희옥씨).』 『그게 뭐꼬.측근이 돈먹는게 개혁이가? 와에쑤(YS)가 뭐라캐도 이번 건은 할말이 없다(성건동 K부동산 이원일씨).』 전반적 양상은 나란히 재선을기록한 黃후보와 金후보가 2강(强)을 형성하고 鄭후보가 1중(中)을 이루는 구도로 출발.그러나 金후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운동원 1명이 최근 돈을 돌리다가 현장이 적발,구속되면서 점차가열되고 있다.
金후보측은 『선거를 세번이나 치러본 사람이 그렇게 허술하게 돈을 돌리겠느냐』며 조작극임을 역설하고 있고,나머지 후보들은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느냐』며 金후보의 재력을 부각시키고 있다.이밖에 민주당 한점수(韓點洙)후보는 경북대 교수 시절의 제자들이 큰 재산이고,국민회의 배팔룡(裵八龍)후보는 토박이임을 내세우고 있다.의원보좌관을 지낸 무소속 김정렬(金楨烈)씨도 30대의 젊음을 강조하고 있다.
김현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