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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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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35억 달러. 세계 최대의 예술품 경매사 크리스티의 올 상반기 판매실적이다. 6개월간 3조3500억원어치의 예술품을 팔아 치운 셈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0% 늘어난 수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유가 파동 등 세계 경제의 악재에도 미술시장은 여전히 순항 중이라는 얘기다.

미술시장 붐의 견인차는 지구촌 신흥 부호들이다. 이는 지역별 집계에서 두드러진다. 경기 침체가 두드러진 미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떨어진 12억 달러의 거래액을 기록했으며, 유럽은 6%(16억 달러) 증가했다.

반면 중국·중동 등 아시아 미술시장의 거래액은 무려 81%(3억5100만 달러)나 늘었다. 분야별로도 아시아 미술품 경매액이 63%(4억6900만달러)의 최고 신장세를 보였고, 유럽 가구(44%)와 보석·시계(34%) 경매가 뒤를 이었다. 에드워드 돌먼 크리스티 회장은 “크리스티의 올 상반기 실적은 세계 미술시장이 성장세라는 걸 보여준다”라며 “러시아와 독립국가연합·중동·인도·중국 등 신흥 시장이 무서운 속도로 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어떨까? 미술품 경매사 9곳이 올 상반기 판매한 미술품은 총 653억원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늘었다. 그러나 올해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에는 변수가 많았다. 화랑과 양대 메이저 경매사 간 합의로 경매 횟수가 지난해보다 줄었고, 매일옥션·오픈옥션·옥션별·아이옥션 등 신생 경매사가 잇따라 탄생했다.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K옥션의 낙찰총액만을 비교해 보면 56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 줄어들었다. 지난해 말 이후 조정국면에 접어든 국내 미술시장은 여전히 뜨뜻미지근하다.

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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