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세계 물의 날-상수도 민영화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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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리나라처럼 각국의 물 산업은 대부분 국영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세계 상수도의 평균요금은 공급비용의 35%에 불과하다.하지만 이 공급비용은 공공부문의 비효율성 때문에 과다계상된 측면이 있다.그래서 나온 것이 민영화를 통한 물생산의 효율화다.
90년대 들어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수도회사 민영화를 통해 물값에 시장원리를 도입하려는 노력이 부쩍 활발해졌다.그러나진척속도는 매우 느리다.통신이나 전력.가스업등은 광역화.거대화가 가능하지만 물은 원거리 대량수송이 어렵다는 기본적 제약 때문에 사업성에 한계가 있다.
상수도 민영화의 선두주자는 프랑스와 영국이다.
프랑스는 이미 19세기부터 주요도시의 당국이 민간회사에 상수도 운영을 맡긴 전통이 뿌리깊다.영국은 89년 10개 지역 상수도회사를 과감히 민영화했다.영국 「템스 워터」나 프랑스의 「캉파니 제네랄 데 조」「리요네 데 조」처럼 상수도 재벌도 많다.이들은 국내시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도 진출하고있다. 총 5백5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상수도시장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5% 정도.
최근엔 민간회사가 지역상수도 공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는 시도가 빈번하지만 민영화에 따른 대량감원이나 상수도요금 인상등을 꺼려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부족이 상대적으로 심한 미국 서부지역에서 최초의 「물시장」이 태동되고 있어 주목된다.이 지역 7백여곳 농장의 상수원인 캘리포니아주 웨스트랜드 상수도당국은 전자거래시스템을 통해 물을 사고 팔 수 있는「워터마케팅」제도를 도입했다.물이 남는 농장은 이를 당국에 적절한 가격에 팔 수 있다.이 제도는 물에 대한 시장가격 도입이 물 절약에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지 가늠해볼 수 있는 실험으로 받아들여진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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