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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노회찬, JP 꺾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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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 민노당은 지역구에서 2석, 비례대표에서 8석을 얻어 원내 3당이 됐다. 16일 권영길 대표(中)와 노회찬 선대본부장 (왼쪽에서 둘째)을 비롯한 당선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성 기자]

"하룻밤 새 천당과 지옥을 왔다갔다 한 기분입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48)선대본부장이 천신만고 끝에 등원에 성공했다. 이번 총선에서 인터넷 최고 스타였던 魯본부장은 마지막 비례대표 한자리를 놓고 자민련 김종필(JP)총재와 16일 오전 2시 넘게까지 엎치락뒤치락 피말리는 반전을 거듭했다.

결국 자민련 지지도가 3% 밑으로 떨어지고 민노당 지지도는 13%까지 올라가면서 마지막 남은 국회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늘 서글서글한 미소에 바리톤 음역의 목소리로 구수한 입담을 즐겨 평소 당원들 사이에서 '노짱'으로 불려온 魯본부장은 총선 기간 각종 TV토론에 나와 정치권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촌철살인의 멘트를 잇따라 날리면서 사이버 정치스타로 급부상했다.

그는 경기고와 고려대 정외과를 나왔다. "어렸을 적부터 '문제의식'이 많았다"는 그는 "경기고 1학년 때인 1973년 친구들과 '유신독재 반대, 박정희 타도'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교내에 뿌리면서 형사들의 요주의 대상이 됐다"고 회고했다. 당시 여학교에 가서 공연할 정도로 아마추어 첼리스트였다는 그는 "첼로와 민주화운동 중 어느 것을 택할 것이냐를 놓고 깊이 고민한 끝에 결국 후자를 택했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대학 졸업 후 그는 용접기술을 배워 인천지역 노동현장에 '위장취업'했다가 구속까지 당했고, 이제 결심 30년 만에 꿈에 그리던 진보정당의 홀로서기를 자축하게 됐다.

박신홍 기자<jbjean@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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