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러 가즈프롬社 6월 대통령선거에 최대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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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천연가스 매장량의 3분의 1을 주무르는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사가 오는 6월 러시아 대통령선거의 최대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가즈프롬은 현재 러시아 전체 천연가스 생산량의 95%를독점공급하며 연간 20억~25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러시아 최대기업.옛 소련 시절부터 이 회사는 천연가스를 독점적으로공급하는 특수한 지위를 이용해 세금을 면제받는 등 일반 기업으론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특혜와 권력을 누리며 「국가 속의 또다른 국가」로서 엄청난 권력과 부를 쌓아왔다.
종업원수만 30만명이 넘는 이 공룡기업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할경우 그 파문은 엄청날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이번 대선에서 가즈프롬사는 재선을 노리는 보리스 옐친대통령의 편을 들 것으로 예상된다.그 배경에는 이 거대기업을 주무 르고 있는 실세가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중심으로 한 옐친대통령의 친위인사들이기 때문이다.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옛 소련연방시절 천연가스 담당장관을 지내며 이 회사에 막대한 영향력을 휘둘러왔고 현재 가즈프롬사 회장인 렘 비아히레프는 체르노미르딘의 가장 가까운 심복이며 최근 중앙은행 총재로 취임한 세르게이 두비닌총재 또한 가즈프롬의 자금담당 이사출신이다.
따라서 현재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를 비롯한 대선출마자들은 만일 가즈프롬사가 지난번 의회선거에서체르노미르딘 총리의 「우리집 러시아」당을 후원했듯 이번 대선에서도 노골적으로 옐친대통령을 지지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러시아정부의 한 관리조차 『가즈프롬사는 체르노미르딘총리가 총애하는 애완동물』이라고 비꼬며 『이것은 명백한 권력남용』이라고 가시돋친 말을 내뱉는다.한편 옐친대통령은 가즈프롬사와 정부에 쏠리는 국민들의 곱지 않 은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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