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75세고령으로 킬리만자로 登頂한 신예순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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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기회만 닿는다면 더 높은 산이라도 오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얻었어요.』 75세의 고령으로 5천8백의 고봉 킬리만자로를 등정하고 지난 4일 귀국한 辛禮順(스마일산악회장)할머니의 소감이다.이번 등정은 50대의 산악회 회원 3명등 모두 6명이 함께했다.辛씨는 92년 킬리만자로 등정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경 험이 있다.
『특별히 체력이 달리는 것은 아니었어요.허영호씨를 따라 등반하는데,허영호씨의 페이스에 맞추다보니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지요.하지만 그때 체력조절만 잘 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자신감을 얻었지요.』 61년 남편과 사별한 뒤 허약했던 심신을등산을 통해 회복한 辛씨는 산을 종합병원이라고까지 강조한다.71년 스마일산악회를 창설한 이래 주3회 등산을 생활화하고 있다. 『킬리만자로는 역시 높고 큰 산이었습니다.그 큰 산을 오르는 일은 무척 힘들었어요.하지만 우리 회원들을 포함해 저를 성원해주시는 모든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에 힘든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등반 첫날부터 비를 만나 산장에서몹시 추웠던 것이 가장 힘들었다는 辛씨는 킬리만자로 이전에도 4천급의 말레이시아 키나발루.일본의 북알프스 등 해외원정등반 경험도 적지 않다.
『정상에 섰을 때의 느낌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어요.한라산의 10배 정도 돼 보이는 분화구,높은 빌딩같은 규모의 만년설 등의 풍광은 굉장했어요.』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모두 출가시키고 현재 서울수유동에 홀로 살고 있는 辛씨는 건강의 비결을「산을 즐겨 찾는 일」과 「아무 간섭 없이 자유롭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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