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3인의 올림픽축구팀 진단과 처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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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D-10」.한국축구 사상 첫 올림픽 메달획득이라는 목표 아래 94년11월 비쇼베츠 감독체제로 본격 출범한 올림픽축구대표팀이 아시아최종예선전(3월16~27일.콸라룸푸르)을 대비한 1년4개월간의 준비를 마쳤다.
『실전만큼 좋은 훈련이 없다』는 비쇼베츠 감독의 지론에 따라올림픽팀은 그동안 총 61차례의 공식.비공식 경기를 강행,29승19무13패라는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해외전지훈련 및 국제대회 출전만 10차례를 기록하는 등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투자를 했지만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올림픽팀의 전력은 썩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점과 최종예선 대비책을 알아본다.
▶조중연(KBS 해설위원)=최종예선을 앞두고 비쇼베츠 감독이불안을 느끼는 것같다.링비 FC와의 두차례 평가전에 내세운 선수들을 보면 7명이 수비선수다.수비에 전념하다 최용수를 내세운역습을 시도하는 전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공 격형 MF로 내세운 선수들도 상대 공격의 1차 저지선 정도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공격의 다양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수비진의 조직력도 여전히 떨어지고 GK들도 초반의 진지함이 사라져 어이없는 실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시간이 없다.지금 와서 문제점을 보완하라는 것은 무리한요구다.정신력으로 많은 것을 커버할 수밖에 없고 현재까지 드러난 장점을 살리는게 최선이다.득점력이 높은 최용수를 믿어야 하고 이기형.박충균 등의 중거리슛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다.
▶신문선(MBC 해설위원)=비쇼베츠 감독을 영입한데는 두 가지 큰 목표가 있었다.사상최초의 올림픽 메달 획득과 선진축구를접목시키는 것이었다.
지난해초 홍콩설날대회에서 세계10위권 콜롬비아를 격파하고 다이너스티컵대회 때 일본대표팀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을 때까지만 해도 매우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평가전을 보면서 부정적 견해로 돌아섰음을 부인하기 힘들다.
팀전술,GK를 포함한 수비진 운용,게임메이커 윤정환이 부진할경우에 대비한 팀플레이 등 세가지 문제가 주로 지적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모의고사를 끝내고 본고사를 앞둔 수험생과 같은 입장이다.이제와서 다그쳐선 안된다.편안한 마음으로 최종예선에 임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게 중요하다.
▶신동성(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올림픽팀은 왼쪽 공격에 너무 치중,득점력이 떨어진다.상대 수비진영을 흐트러뜨리는 크로스패스보다 수평.수직패스가 많은 것도 문제다.왼쪽 수비가 약해 상대의 오른쪽 공격에 의한 실점이 많은 실정 이다.수비라인은 전체적으로 임기응변력이 떨어진다.개인기가 떨어지므로 조직력 강화로 커버해야 한다.
게임의 완급을 조절하는 게임리더가 없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현재 게임메이커인 윤정환의 경우 공격형 MF이므로 부담이 크다.수비형 MF가 게임을 리드하는 것이 훨씬 좋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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