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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밀라노 96남성추동복컬렉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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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과거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히는건 여성들만이 아니다.최근 파리.밀라노에서 열렸던 96 추동 남성복 컬렉션에선 마치 시계바늘을 60년대로 되돌려 놓은듯한 옷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다.
복고 바람이 올 여성복에 몰고온 유행은 지극히 여성스런 오드리 헵번.재클린 오나시스 스타일.
반면 남성복쪽에선 흔히 비틀스풍으로 알려진 「모즈 룩(modes look)」과 군복의 이미지를 차용한 「밀리터리 룩」이 90년대의 느낌으로 되살아났다.
60년대 영국 런던의 뒷골목 카나비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모즈 룩은 기존 체제에 저항했던 젊은 세대를 상징적으로 대변한 옷차림.현란한 색채.무늬의 셔츠와 타이,몸에 꼭 끼는 재킷과 바지,부스스한 장발등 대담함을 그 특징으로 한다.
장 폴 고티에.지아니 베르사체.지안프랑코 페레등이 이번 컬렉션에서 선보인 각지고 좁은 어깨에 허리선이 들어간 재킷,폭이 좁고 복숭아뼈가 보일 만큼 짧은 길이의 바지 정장은 바로 이같은 모즈 룩의 반영.지난 수년간 남성복 유행을 주 도했던 부드럽고 넉넉한 품의 이탈리안 스타일이 물러간 자리에 절도있는 남성미를 표현할 수 있는 영국식 슈트가 파고든 것이다.
또하나 60년대 유행의 재판(再版) 「밀리터리 룩」 역시 다소 거친 남성미를 과시하기엔 제격인 옷차림.
2차 세계대전이후 기능성을 무기로 전세계를 풍미했던 밀리터리룩을 겐조.레이 카와쿠보등 90년대 디자이너들이 재해석해냈다.
견장(어깨장식)과 여러개의 플랩 포켓(뚜껑이 겉으로 달린 주머니).금단추등을 응용,군복 느낌을 물씬 풍긴 ■ 킷과 코트들은이번 컬렉션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아이템.단추 대신 벨트로 여밈부분을 처리한 디자인이 많아졌고 코트의 경우 발목까지 오는 롱코트 대신 복고풍을 탄 칠부 길이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디자이너로 이번 파리 컬렉션에 참가했던 진태옥.장광효씨는 각각 기녀도 프린트의 안감.카스케트(군모나 학생모 스타일의앞 챙이 달린 모자)등을 활용,모즈 룩과 밀리터리 룩을 한국적으로 소화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한편 부피감 있는 소재에 대한 선호는 올해에도 이어져 트위드.이중직등 톡톡한 모직물,은은한 광택이 도는 벨벳과 벨루어,코오듀로이가 지난해에 이어 사랑받고 있다.색상은 검정.감색.낙타색을 기본으로 카키색,오렌지와 핑크가 유행색으로 가미됐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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