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기아차 ‘로체 이노베이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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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로체를 출시한 지 3년 만에 선보이는 모델인 만큼 신차 수준의 변신에 가까웠다. 우선은 길이가 55㎜ 길어졌다. 현대차의 쏘나타에 비해서도 10㎜ 더 길다. 결과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확대됐다. 그러나 앞뒤 타이어 길이인 휠베이스는 그대로여서 몇몇 전문가들은 핸들링이 둔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독창적인 모양의 리어램프 또한 로체만의 개성을 드러냈다.

운전석에 앉으면 오른편에 버튼시동 스마트키가 눈에 띈다. 국산 중형차에 처음 도입됐다. 버튼을 누르자 부드럽게 시동이 걸렸다. 쏘나타 트랜스폼에 탑재된 것과 같은 세타Ⅱ 2.0 엔진이다. 예전의 엔진과 배기량은 같지만 연비가 L당 10.8㎞에서 11.5㎞로 향상됐다.

로체 이노베이션을 끌고 경춘가도를 달렸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전해오는 중력의 변화는 훌륭했다. 163마력으로 동급 최고의 힘을 자랑할 만했다. 그러나 시속 100㎞ 이상에서 가속 페달의 반응은 다소 느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기어를 수동모드에서 조작할 수 있는 패들 시프트 또한 국산 승용차에서는 처음 채용된 기능. 자동변속기능을 사용하다가 수동기어의 역동성을 맛보고 싶으면 기어를 M으로 놓고, 운전대 바로 밑 양쪽에 붙어 있는 패들 시프트를 통해 손을 떼지 않고도 기어를 바꿀 수 있다.

로체 이노베이션에만 적용된 장치로 경제운전 안내 시스템인 ‘에코 드라이빙’을 꼽을 수 있다. 에코 드라이빙은 계기판 내 경제운전 램프를 통해 가장 경제적인 연비로 주행 가능한 운전영역을 알려줌으로써 운전자의 경제운전을 유도하는 시스템이다. 실제 정속주행 등 경제적으로 주행하고 있을 때는 계기판에 녹색 램프가 켜졌고, 급가속을 위해 가속페달을 세게 밟을 때는 여지없이 적색 램프가 올라왔다. 신호를 위해 잠시 기다릴 때에는 흰색 램프가 들어왔다. 이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면 기름값을 20∼30% 정도 아낄 수 있다는 게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심재우 기자

*오토조인스(auto.joins.com)에서 로체 이노베이션의 동영상 시승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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