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性기능장애 클리닉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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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삶의 질」에 부부관계의 비중이 커지면서 의료계의 관심사도 변하고 있다.
89년 성기능연구를 위한 남성과학회가 발족할 당시만 해도 회원은 불과 손꼽을 정도였다.의사들조차 이 분야를 전공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던 것.그러나 현재 남성과학회 회원은 4백명을 웃돌고 전문클리닉도 전국적으로 50여곳이나 된다.
『성기능 문제는 자신뿐 아니라 상대방과의 갈등,더나아가 가정의 위기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남성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비뇨기과의사의 참여는 시력회복을 위해 안과의사가 존재하는 것 이상으 로 자연스런것이다.』남성과학회 김세철(金世哲.중앙대의대)회장의 설명이다.
치료대상은 크게 두가지.발기부전을 위한 처방과 음경왜소 치료가 그것이다.
과거 대부분 심인성으로 치부되던 「고개숙인 남자」는 최근 정확한 진단으로 70%까지 기질적 원인을 찾아내고 있다.기초검사와 수면중 발기테스트만으로도 심인성 여부와 성생활에 가능한 발기강도를 알 수있다.
최근에는 음경해면체에 발기유발 약물을 주입,원인을 찾아내는 방법도 이용된다.발기는 혈액이 동맥을 통해 음경에 유입돼 물주머니처럼 부풀어 오르는 현상.따라서 약물로 팽창이 안되면 동맥이상을,팽창후 곧 소실되면 정맥에 문제가 있다.이 경우엔 혈관수술과 음경보형물 삽입을 통해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G남성클리닉(412-5996)박경식(朴慶植)원장은 『약물주입후 발기가 10분이상 지속되면 심리적 문제일 수 있다』며 『한번 팽창을 확인한 사람은 자신감을 얻어 2~3회만에 치료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인 남성의 가장 큰 성적 불만은 자신이 상대적으로 음경이작다고 느끼는 것.따라서 음경확대술이 최근 남성과학의 최대 관심거리다.
金교수는 『한국인 평균치로 환자를 위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크기때문에 목욕탕에 못가는등 정신적 갈등을 빚는 사람은모두 치료대상』이라고 말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지난해말 남성과학심포지엄에서 선보인 진피지방이식술.연사로 나섰던 부산 이무연(李武淵)비뇨기과원장(051-646-6400)은 피부이식과 함께 조루까지 동시에 치료하는기법을 발표,관심을 끌었다.둔부의 진피(표피와 지방층 사이)를떼어내 음경의 피부 안쪽에 이식하고,귀두를 지배하는 감각신경을미세수술을 통해 부분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수술의 기본원리.평균굵기 3~5㎝,길이 3~4㎝정도를 더 크게 만들면서 기능도 강화시켜 「두마리의 토끼」를 잡 는다는 것이다.
李원장은 『지금까지 조루에는 압박법과 피부마취제가 주된 치료법이었으나 이용이 번거롭고 효과가 떨어졌다』며 『음경확대와 신경절제술은 영구적이고 효과가 뚜렷해 앞으로 대중적인 치료법으로정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아직도 파라핀이나 실리콘액을 넣은뒤 피부괴사등으로 불구가 되는 남성들이 많다는 것.따라서 남성과학회는 윤리위원회를구성,과대및 허위광고로 정상적 의료행위를 오도하는 행태에 대해고발등 제재를 강화키로 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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