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와소식>박재삼 시인 살리기 운동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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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 토종 서정시의 마지막 보루 박재삼(朴在森.63)시인 살리기 운동이 문단에 확산되고 있다.지난해 가을 두차례에 걸쳐 신장수술을 받은 朴씨는 다시 건강이 악화돼 지난달 18일 서울일원동 삼성의료원에 입원,가료중이다.30대 중반 고혈압으로 쓰러져 직장생활을 중단하고 시만 쓰며 생활해온 朴씨는 현재 고혈압과 당뇨에다 괴저증까지 겹쳐 발가락이 잘리는 고통을 겪고 있다. 돈 안되는 시만을 쓰며 살아온 곤궁한 시인이어서 치료비가달리자 선후배 문인들이 박재삼 살리기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후배시인 서벌.노향림씨가 앞장서고 구상.이태극.정완영.김남조.유안진씨등 시인과 소설가 정연희.박완서.정을병. 이문구씨등문인 60여명이 현재 3백50여만원을 모았다고.
55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朴씨는 『춘향이 마음』등 13권의 시집을 펴내며 순수한국서정의 맥을 잇는 마지막 시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내 눈물 마른 요즈음은/눈에도 아니 비치는 갈매기야.//어느 小小한 잘못으로 쫓겨난/하늘이 없던,어린날 흘렸던,/내 눈물의 복판을,/저승서나 하던 짓인가,/무지개빛을 긋던 눈부신 갈매기야.』 朴씨의 시「눈물 속의 눈물」일부다.모금은 서벌시인((3672)8353)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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