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서비스.인기 만점의 일본경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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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국민소득 1만달러시대를 맞아 이제 우리경찰도 보다 차원높은 치안서비스를 실천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 아닐까 싶다.
이런 시점에서 금번 중앙일보사가 마련한 「일본경찰의 선진 인프라시찰」은 매우 뜻깊은 행사였다.
우리 기억속에 일본경찰은 카이저 수염에 긴 칼을 차고 매섭게혐오의 눈빛을 보내는 일제시대의 경찰이다.그러나 오늘의 일본경찰은 「오마와리상(걸어다니는 사람)」이라는 애칭을 가진 집단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들은 「고반(交番)」으로 통칭되는 주재소와 파출소를 중심으로 「경찰은 국민의 다정한 친구」라는 모토로 24시간 철저한 친절봉사를 실천했다.
경찰직에 대한 인기도 대단해 이른바 간부 요원들은 대부분 명문대 출신이고,신임 순경 채용시험도 통상 수십대 1의 경쟁률에대졸출신 지원자가 60%를 상회한다.
지난해말 여론조사 결과 전체 직업중 경찰직 선호도가 단연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참으로 놀라운 일이지만 이는 경찰 봉급이 타공무원보다 10%정도 높고 근무조건.인사제도.복지조건 등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전국 관광지마다 최고의 복지시설을 만들어 경찰관에게 휴식을 보장해주고 전출가는 곳마다 관사가 마련돼 있어 집 걱정이 없다.근무시간도 파격적이어서 일본의 파출소는 1인당 근무시간이 주당 42.5시간이고 휴무는 2일,4교대 체제로 운 영된다.
심지어 파출소를 인형의 집처럼 만들어 시각적으로 친근감을 갖게하고 각종 마스코트를 비치해 국민에게 따뜻한 이미지를 최대한부각시키고 있다.
또 도쿄(東京)긴자(銀座)거리에 7층짜리 「광보(廣報)센터」를 설치해 어린이와 시민들의 휴식처로 제공하면서 경찰의 활동상을 상세히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일본경찰은 공사구분이 명확해 선량한 시민에게는 친구처럼 대하지만 법의 한계를 넘어서면 가차없이 법대로 처리한다.경찰이 질서유지의 마지막 보루이자 공권력의 상징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것이다. 한편 이들의 「범죄신고센터」를 비롯한 각종 첨단시설과장비는 한마디로 「하이테크의 집대성」이었으며 광역화.흉포화.지능화되고 있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지능 시스템」은 특히 돋보였다.
이같은 일본경찰 장비의 과학화는 정부와 국민의 엄청난 투자와지원으로 이뤄진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금번 시찰은 급변하는 세계속에 한국 경찰도 새롭게 변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이제 한국경찰도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변신의 노력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李炳坤 경찰청경비심의관.경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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