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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상경 … KTX 특별편성 … 공시생 4만 명 서울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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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번 주말 ‘공시생’(‘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온 수험생’을 일컫는 말)의 대이동이 펼쳐진다. 20일 서울에서 실시되는 서울시 지방공무원 임용 시험 때문이다. 1789명을 뽑는 올해 시험에는 모두 12만8456명이 응시했다. 이중 행정직 7·9급에 지원한 8만5064명이 이날 시험을 본다. 응시자 중 절반인 4만 명이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이외 지역의 거주자들이다.

부산·마산 등지에서는 공시생을 위한 ‘1박 2일 패키지’가 나왔고, 광주에서는 20일 새벽에 떠나는 ‘공시생 전용 심야버스’도 등장했다.

◇숙박·이동 패키지 상품 등장=20일 새벽 서울에 도착하는 경부선 KTX 열차는 이미 매진됐다. 코레일은 20일 새벽에 출발하는 KTX 열차 시간을 특별 조정했다. 평소 금·토·일요일 오전 6시25분에 떠나는 부산발 열차를 이날에 한해 오전 4시50분으로 앞당겼다. 이 열차를 포함해 20일 시험 시간에 맞춰 서울에 도착할 수 있는 새벽 열차는 두 달 전 발매 당일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의 고시학원들은 여행사와 연계해 1박2일 공시생 패키지를 내놨다. 시험 전날 전세버스로 상경해 서울 또는 서울 인근의 리조트에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 일찍 시험을 보러 가는 상품이다. 경기도 용인 양지파인리조트에는 19일 밤에 이런 ‘공시생 패키지’ 손님 300명이 숙박한다. 부산과 마산에서 상경하는 수험생들이다.

부산고려고시학원의 김영진 실장은 “교통편과 숙박을 걱정하는 공시생들을 위해 한 달 전부터 패키지를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부산~서울 왕복 버스편과 리조트 숙박·식사가 포함된 패키지 가격은 9만7500원이다. 고유가를 반영해 지난해보다 8000원 정도 가격이 올랐다. 김 실장은 “이런 패키지를 파는 학원이 부산에만 서너 곳 되며, 마산·대구에도 여럿”이라고 전했다.

광주에선 이 지역 공시생들을 태우고 오전 3시40분 출발하는 전용버스가 운행된다. 광주의 한 고시학원이 준비한 것이다. 서울의 10개 고사장에 맞춰 10대의 버스가 서울로 출발한다. 인터넷에선 ‘서울행 열차표를 구한다’ ‘함께 자고 서울 숙박비를 아낄 사람을 찾는다’ 등의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올해 서울시 공무원 시험은=올 응시자 12만8456명 중 서울 이외 지역 거주자가 10만8870명에 이른다. 지역별 응시자는 ▶ 서울 1만9586명 ▶ 경기도 4만1848명 ▶ 인천 7851명 ▶ 부산 7842명 ▶ 대구 7746명 ▶ 광주 5183명 ▶ 제주도 848명 등이다. 서울시는 1999년 전국 16개 시·도 중 유일하게 ‘응시자 거주지 제한’을 없앴다.

20일 시험은 서울 시내 67개 중·고등학교에서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20일 오전 9시20분에는 고사장에 도착해야 한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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