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박영희 씨의 유학 가이드] 2. 눈길 끄는 에세이 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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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학생회 간부로서 내가 해결한 학생들의 복리 후생'.

미국 하버드대에 다니고 있는 L군이 에세이 주제로 택한 내용이다.

서울 한 과학고의 간부로 활동하던 2002년 그는 학교 로비에 설치된 컴퓨터가 너무 낡아 프로그램이 돌아가지 않자 공짜로 컴퓨터를 바꿀 방법을 고민한다.

그의 관심이 미친 곳은 월드컵과 부산 아시안게임 행사용으로 진열돼 있던 컴퓨터. 협찬사인 한 전자회사가 조직위에 제공한 컴퓨터를 공짜로 받기로 생각한 것이다.

회사 홍보실에 직접 전화도 하고 메일을 보낸 끝에 회사 관계자를 만난 L군은 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해 달라고 부탁한다. 기업 측에서도 행사가 끝난 뒤 마땅히 쓸 곳이 없었던 터라 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하고 학생들은 무선 랜을 직접 설치했다. 당시 컴퓨터는 100만원, 모니터도 130만원 정도나 되는 최상급 기종으로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학생회 간부로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컴퓨터를 학교에 들여오기까지의 전 과정이 담담히 서술돼 있는 L군의 에세이는 그의 활동과 성격 등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내신 성적과 SAT(한국의 수능에 해당)성적이 숫자로 표시된 객관적인 학생의 모습이라면 에세이는 학생 자신의 목소리로 형상화된 주관적인 학생의 모습이다.

매년 하버드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1만8000여명. 이 중 합격통지서를 받는 학생은 지원자의 10~12%에 불과하다.

하버드대에 지원하는 학생이라면 성적이나 추천서 등에서는 사실상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때 입학사정관의 관심을 끌수 있는 방법은 에세이를 통해 자신의 인간적인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다.

입학사정관은 에세이에 담긴 학생의 목소리를 통해 그들이 세상을 어떻게 보고 듣고 느끼며, 어떻게 문제를 파악하고, 어떻게 해결하는지를 관찰한다. 이렇게 볼 때 L군의 에세이는 입학사정관이 알고 싶어하는 모든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대학은 숫자로 표시된 학생의 모습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 숨쉬고 생각하는 학생의 실제 모습에 관심을 갖는다.

또한 글쓰기 능력은 대학 수학 능력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에세이에서 학생의 글쓰기 능력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가정주부 박영희

*** 에세이 쓰는 요령

1.브레인 스토밍을 한다
2.주제와 소재를 정한다
3.에세이를 작성한다
4.편집.교정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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