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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영화 제작·로봇 프로그래밍 … “체험으로 창의·상상력 자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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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 놀이처럼 즐겁게 할 수 있어요. 상상한 걸 실제로 만들어 보거나 체험하면 정말 신나거든요.”

KAIST 문화기술대학원이 진행하는 ‘청소년 문화기술체험 워크숍’ 초등학생 참가자의 말이다. KAIST가 지난해 시작한 이 워크숍은 문화예술 작품을 창작하면서 과학기술을 터득하는 프로그램.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 데다 창의력까지 기를 수 있어 참가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예술작품 만들며 과학기술 실감”=“과학이 우리 생활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란 걸 체험을 통해 알려주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유도합니다.”

지난해 영화 제작을 지도한 백지원 교수는 일상 속에 숨어 있는 과학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뮤지컬과 과학영화를 직접 제작하게 했다고 한다. 백 교수는 KAIST 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전문가들이 쓰는 실제 장비로 직접 작품을 만들기 때문에 현실감과 만족감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과학영화 만들기에 참가한 원종문(대전화정초 5년)군은 “도시가 홍수에 잠기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물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그리느라 힘들었지만 스크린에 내 이름이 뜨는 것을 보며 뿌듯했다”며 “딱딱한 실험과 계산 대신 작품을 직접 만들면서 과학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KAIST는 올 여름방학부터 초등생을 위한 과학 워크숍들을 모아 ‘글로벌 사이언스 리더 캠프’를 만들었다. 청소년에게 첨단문화기술 체험 기회를 주기 위해 세운 나다센터(www.iam1234.com)를 통해 초등 5~6학년 과학 꿈나무를 길러내기로 한 것.

공상과학영화는 컴퓨터 특수효과 장비로 촬영·편집 기법을, 창작악기는 생활도구를 악기로 만들어 연주하는 법을, 미디어 아트는 영상 그래픽 처리법을 가르친다. 조형놀이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미술놀이를 통해 여러 명이 설치미술 작품을 만들고, 패션쇼에선 영상 출연에 쓰이는 의상을 제작·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구본철 나다센터 소장(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은 “할리우드 영화 ‘반지의 제왕’‘슈퍼맨 리턴즈’ 등에서 특수효과를 맡았던 노준용 교수와, 책 『불멸의 이순신』의 저자인 김탁환 교수 등이 나서서 학생들의 브레인 스토밍을 자극할 것” 이라고 말했다.

◇“영재 가능성 점검한다”=나다센터는 캠프 기간 동안 과학영재 육성 차원에서 다양한 영재수업도 진행한다. 미래 과학에 대해 토론도 하고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가 하면 별자리 관측, 공룡화석 조사, 자기부상열차 시승도 해본다.

이민호 나다센터 기획실장은 “학생들의 과학적 재능을 평가하기 위해 영재 창의성 테스트(TTCT)를 한다. 학생의 탐구 능력별 장·단점을 점검해주고 소질에 맞는 과학 분야도 알려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로 탐색과 리더십 수업도 캠프 기간 동안 병행한다. 인생 로드맵 짜기, 자아비전 작성하기, 과학리더가 되기 위한 노트 작성법(계획·일기·독서·지혜 노트), 학습전략 짜는 법 등을 가르쳐서 자율성과 책임감을 갖도록 한다는 게 이 실장의 설명이다.

박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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