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中企 '흑자도산' 위험-대우경제硏 344社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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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상장 중소기업들은 물건을 팔아 단기 운전자금도 제대로 못 대고 있을 뿐 아니라 부족한 자금을 빌리는 비용마저 높아 흑자도산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경제연구소가 12월 결산 상장기업중 자본금 7백50억원 이하인 3백4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활동으로 내부조달한 순현금유입액(경상이익+감가상각비)은 매출액의 7.0%에 그쳤다.
반면 대기업은 이 비율이 12.5%에 달해 단기 운전자금을 충당하고도 설비투자를 위해 쓸 만한 자금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중소기업의 매출액 대비 매출채권 보유율과 재고자산보유율은 각각 23.5%와 15.8%를 기록해 대기업의 1.2배에 달했다.
중소기업은 물건이 제대로 팔리지도 않을 뿐 아니라 판다고 하더라도 돈을 제때 못 받아 이래저래 자금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94년 이후 대기업들은 수출품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회복돼물건을 팔아 얻는 이익이 커졌지만 내수위주의 중소기업은 수입개방 등으로 경쟁력이 오히려 떨어진 결과다.
여기에 중소기업들은 작년 한햇동안 94년에 비해 0.6%포인트 높은 금리(12.4%)로 자금을 조달했다.
같은 기간중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기업들의 차입금리가 0.1%포인트 낮아진(9.9%)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은 만성적인 단기자금 부족으로 흑자임에도부도사태에 이르게 된다는 분석이다.대우경제연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규모를 축소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소량생산에 특화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재무전략 수 정이 필요하다』며 『중소기업 지원책도 조금씩 나눠주기식에서 벗어나 가능성이있는 기업을 선정해 충분한 지원을 몰아 주는 방식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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